「Y의 비극」정통 추리소설의 기막힌 진실

 

 「Y의 비극」은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에도 최고의 추리 소설로 극찬 받고 있으며, 추리 소설에 관한 각종 설문 조사에서 항상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소설이다. 안나 카레리나, 위대한 개츠비처럼 유례없는 고전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추리 소설에도 그 여파가 미치며 과거 영광을 차지 했던 작품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 되곤 한다. 추리 소설은 소설 장르 중에서도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나에게 추리 소설은 군시절 '흥미'로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게 해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과 정통 추리 소설의 진수를 보여주며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전부다. 「Y의 비극」은 아무런 울림도 주지 못했던 다른 추리 소설과 달리 애거서 크리스티의 명작과 비견되는 작품이었기에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은 작품. 정통 미스테리의 진수를 맛보기에 아주 좋은 소설임이 틀림없었다.

 

「Y의 비극」은 해터가의 주인 요크 해터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크 해터가를 둘러싼 광기, 공포 그리고 진실을 둘러싼 미스테리가 한바탕 펼쳐지는 것이다. 함정을 풀어가는 건 은퇴한 셰익스피어의 명배우 드루리 레인 탐정. 치밀한 논리를 바탕으로 짜임새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아주 정통적인 미스테리와 꼭 닮아 흥미롭게 껴지지만, 「Y의 비극」의 정수는 바로 문제와 사건을 풀어갈수록 가까이 다가가는 진실에 대한 비극이다. 

 단지 미스테리에만 메달리는 게 아니라 진심을 울리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밌는 것이다. 보통 소설이나 시 등 문학 예술을 말할 때 명작으로 평가 받기 위한 조건으로 소름끼칠만치 섬세한 '이미지'나 마음 속 어딘가에 담긴 무엇을 울리는 '이야기'를 뽑곤 한다. 미스테리를 둘러 싼 긴장감을 바탕으로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어, 진실에 다가갈수록 일부분 숨겨진 그림의 전체면이 보이듯이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내며 여운을 남긴다. 

 앨러리 퀸이라는 미스테리의 하나의 아이콘이 된 고전을 즐기기에 「Y의 비극」은 대표작으로서 충분하다. 평소에 미스테리를 즐기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으니 망설이지 말고 책을 펼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