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건축기행이나 떠나볼까해서 샀던 책인데, 

그의 건축 그 자체보다는 그의 인생과 건축에 대한 태도, 사회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안도 다다오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주로 안도 다다오가 건축가로 일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 위주로 엮여 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태도로 쓰여져있다. 

무뚝뚝하고 고집센 안도 다다오의 성격을 그대로 담은 책인것 같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무뚝뚝과 고집 아래에는 불같은 청춘과 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을 집필할때는 그는 이미 건축계의 거장으로써 명성을 날리고 있을 때였는데 

건축에 대한 그의 태도는 마치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던 때에 무작정 부닥치며 배우는 모습과 닮아있다. 

그냥 무작정 한길만 달려왔을 것 같은 그의 뚝뚝함에도 놀랐지만 

또 한편으로 놀란것은 사회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끊임없는 애정이었다.

그 배경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조금 더 넓게 그리고 조금 더 길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인것같다. 

건축은 물론이고 건축이 들어서는 도시환경과 자연,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 앞으로 나아갈 사회에 대한 뜨거운 그의 열정과 관심이 그토록 뛰어난 건물들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물론 더 놀라운 것은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을 정도의 고집과 끈기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지금도 아직 실현되지 않은, 혼자 시작하고 진행해버리는 여러 프로젝트가 있다는 안도 다다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분은 여전히 청춘으로 살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었다. 

건축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그의 뜨거운 사랑이 참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책을 읽기 전에 기대했던 건축 보다는 

삶과 직업, 그리고 사회에 대한 그의 태도에 여러가지 배우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건축물은 매력적이다. 

콘크리트로 무뚝뚝하고 단정하게 짓는 그의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건축물은 

언제나 아이러니하게도 빛과 물, 나무, 바다와 너무 잘 어우러진다. 

안도 다다오에 대해서 알고나니, 그 건축물은 안도 다다오 그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꼭 한번 안도 다다오 건축기행을 떠나봤으면 좋겠다. 

다양한 그의 건축 사례가 나왔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건축물은

극한의 저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설계에 애를 먹었다는 '빛의 교회'. 

교회는 단순한 기능을 뛰어넘어 사상과 정신을 표현하는 신성한 공간이라는 그의 신념 아래 지어졌다. 

다양한 제약조건속에서도 그의 신념을 더욱 극대화시켜 실현해낸 곳이라고 생각한다. 

>> 책중에서...

25p 마치 자신이 대기업의 직원이라도 된듯이, 즉 '누군가 하겠지', '상사가 책임지겠지'하며 남한테 기대거나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는 태도는 허용할 수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순서를 정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진해야 한다. 

26p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키우기 위하여 오로지 자기 하나만을 위하여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먼저 사회에 진출한 우리는 그 의욕에 부응하여 기회와 자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미래를 짊어질 학생을 사회의 재산으로 보호하고 키워 나가야 한다. 

68p 돈은 쌓아 두는 게 아니다. 제 몸을 위해 잘 써야 가치 있는 것이다.

122p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가' 라는 이념 

158p ...의견이 제시되면 받아들일지 말지와 관게없이 응답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99p 젊고 경험도 부족한만큼 그들은 각 공정에 들어가기 전에 꼼꼼하게 연구하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했다. 어중간한 경험만 믿고 작업하는 얼치기 배테랑 감독보다 훨씬 성실하고 믿음직했다. 

278p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나는 대선배인 그들에게 "왜 세상을 좀 더 재미있게 만들지 못하는가 왜 사회를 더 좋게 만들지 못하는가?"라며 내가 분노하는 바,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바를 거리낌 없이 토해 놓고, 그에 대한 나의 기상천외한 대안을 열심히 토로했다. 

279p 좌우지간 인생은 재미있어야 해. 업무에서도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일하면서 살아가게. 감동을 모르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 없어.

417p 작은 희망의 빛을 이어나가며 필사적으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건축, 안도다다오, 현대건축, 자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