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유독 '달라' 와 '틀려' 를 구분하지 못한다.

 

'틀리다' 는 동사로서 사전적 의미는 간단히 말하면 '그릇된 것' 을 의미한다.

1+1 의 정답이 2가 아니라 4나 5라고 대답했을때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개를 보고 고양이라고 했을때 역시 틀렸다고 말할 수  있다.

영어로는 Wrong 이다.

 

'다르다' 는 형용사이다. 사전적 의미는 역시 간단히 말하면, 비교하는 대상과 '같지 않다' 는 것을 의미한다.

1+1 의 정답과 2+2의 정답을 비교했을때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개의 특징과 고양이의 특징을 비교했을때 역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영어로는 Different 이다.

 

'틀리다' 와 '다르다' 는 완벽하게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두 단어를 '틀리게' 사용하곤 한다.

 

굳이 구구절절 동사와 형용사에 대한 문법을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두 사람의 피부색이나 국적, 성별등을 비교할땐 '틀리다' 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피부색이나 국적, 성별은 동적인 성격을 전혀 갖고있는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동사로 수식할 수 없는 단어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저 사람은 피부색이 나와 틀려, 국적이 나와 틀려, 성별이 나와 틀려' 라고 말한다.

그건 모두 '틀린'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차별' 이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특히 한국인들이 심한데, 우리가 항상 쓰는 '우리' 라는 단어만 봐도 쉬이 알 수 있다.

'우리' 는 '울타리' 에서 나온 말인데,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이렇게 일종의 울타리를 쳐서, 울타리 안과 밖을 구분하려 한다.

 

이 작품은 이런 '울타리' 밖의.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성별이 달라서, 신체적인 장애를 안고 있어서, 국적이 달라서, 피부색이 달라서.

우리는 얼마나 그들을 차별하고 배척하는가.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10명의 만화가들이 그런 '다른' 우리의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왜 인간은 서로를 그토록 차별하려고 할까?

우리나라만 봐도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도 지역으로 서로를 나누고, 울타리를 치고, 서로에게 이빨을 드러낸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북한지역 출신 주민들은 또 얼마나 크고 고통스러운 차별을 받게 될까?

 

어쩌면, 정말 우주인이라도 쳐들어 오지 않는 이상 지구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평화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나부터 시작이다.

'다르다' 와 '틀리다' 를 구분하는 일부터.

그렇게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면, 언젠가는 많이 변하리라 믿는다.

지금 우리의 세상도 그렇게 변화해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