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과 함께 세계 3대 트레일로 꼽힌다는 존뮤어 트레일. 세 곳 모두 아름다운 곳이겠지만은 단순히 책을 통해서 비교해본바에 따르면 자연환경의 위대함은 존뮤어 트레일이 최고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을 접하기전에 ’숲에 빠져 미국을 누비다’라는 책을 통해서 미국의 위대한 자연환경을 경험한적이 있었다. 그 책에 나오는 미국의 광활한 자연환경의 모습중에서 나의 시선을 가장 끄는 것은 단연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모습이었다. 그 요세미티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위치한 존 뮤어 트레일의 코스에 포함되어 있었다. 요세미티 계곡에서 미국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 봉에 이르는 장장 358킬로미터의 산길. 그 곳이 존 뮤어 트레일의 코스인것이다. 


존 뮤어 트레일의 코스는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환경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트레일 참가자수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여러가지 규제들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때론 곰을 만나서 위험에 빠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책 속에는 위대한 자연의 여러 모습들을 담고 있는데 정말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모습들이었다. 이런곳이 있다니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는것을 느낄 정도였다. 어찌하여 우리 인간들은 이러한 자연을 파괴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곳만 하더라도 요세미티 계곡 서북부에 자리한 헤츠헤치 계곡에 댐을 건설하여 개발을 하려고 했었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황금이 발견된 후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물부족에 시달리던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도 댐 건설에 적극 찬성했다. 그러한 개발의 반대에 앞장선 사람이 바로 존 뮤어였다. 그는 댐 건설 반대론자들을 결속시켜 시에라클럽을 탄생시켰지만 결국 댐은 건설되고 만다. 하지만 댐을 철거해 다시 헤츠헤치 계곡을 복원하려고 하는 것이다. 몇 십년전에 존 뮤어는 알고 있었던 자연환경의 가치를 뒤늦게 알아차린것이다. 
 

장장 20여일을 걷는 다는 것. 그것도 평지를 걷는게 아니라 높고 험한 산들을 걷는 다는 것은 정말 힘든일이다. 하지만 이 곳 존 뮤어 트레일은 그러한 힘든 여정을 겪어볼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닌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들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으니 말이다. 저자의 일행이 트레일을 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그들은 이곳을 너무나도 동경했기에 이곳을 선택했고, 종주후에 힘든 일이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 본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자연은 가보지 못하면 후회할거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내가 현재 처해진 상황들을 벗어 던지고 갈 수 있냐고 묻는다면 어렵다고 할거 같다. 나에게는 그러한 용기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일행이 위대해보인다. 그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거의 매일을 라면만 먹으며 그 길을 걷는 다는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다만 그들을 위로해주는 위대한 자연이 있기에 조금더 힘을 내어 목표로 하는 곳까지 갈 수 있게 하는거 같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존 뮤어 트레일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한다. 사실 나만해도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많이 들어봤고, 여기저기도 보기도 했지만 존 뮤어 트레일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보는 것이니 말이다. 일본에는 존 뮤어 트레일이 제법 많이 알려졌고, 마니아들의 모임도 있다고 한다. 물론 아무나 이곳에 올 수는 없다. 눈이 내리기 전까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올 수가 있는데 그 수가 소수로 엄격히 제한되어있고, 예약이 시작되면 금방 차버린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엄격하게 관리를 하기때문에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자연환경들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미국이란 나라가 부럽게만 느껴진다. 이러한 위대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또 잘 보존하려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이럴땐 우리나라의 국토가 좁은것이 정말 아쉽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다보니 개발을 하지 않고는 발전하기가 쉽지 않은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한 개발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연의 가치는 개발후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훨씬 더 클수도 있으니 말이다. 전에 보았던 책을 통해 미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곳은 요세미티로 정해졌었는데, 이 책을 통해 요세미티와 시에라네바다 지역에 다시 한번 푹 빠지고 말았다.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시에라네바다 산맥 지역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내가 나약해서 이 책의 저자처럼 며칠을 야영을 하며 걷는것은 힘들겠지만 말이다. 아마 이 지구상에는 아직까지 인간의 손이 타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단순히 짧은 시각으로 경제적 논리를 따지면서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다시 한번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을 하면서 영원히 영원히 시에라네바다의 아름다움이 간직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