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판타지 문학이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영국 미국 유럽 할 것 없이 현실을 전복하는 상상력의 힘으로 무장한 판타지에 열광하며 상상력의 세계에 빠져 현실을 잊고 탐닉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판타지 문학이 아예 장르 문학의 한 갈래로 자리 잡았다 무협지가 선도하던 장르 문학의 큰 흐름을 어느 샌가 판타지 문학이 비집고 들어와 그 권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다지 수준 높은 작품들이 나왔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 양산형 판타지들이 우후죽순격으로 개성 없는 동일한 반복의 홍수 속에 쏟아져 나와  참다운 보석같은 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아무튼 장르문학계의 사정은 어찌 되었는지 차치하고서라도 작금의 장르문학계의 주류를 차지하는 것은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판타지에 활성화를 위한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비록 수구 꼴통 우익 언론이지만 조선일보가 판타지 문학의 융성을 위해 거금 1억원을 걸고 판타지 문학상을 제정했다

그리고 이 책 치우와 파수꾼의 탑은 그 판타지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치우 시리즈 두 번째 권이다

책장을 다 덮은 후의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약점이 있지만 재미있다 ...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묘사하는 필력은 부족하지만 구성을 이루고 있는 상상력과 세계관 그리고 아이디어가 충분히 일독할 만큼 재미있다

장르문학의 첫째 가는 덕목이 가독성에 의한 재미임을 상기할 때 이 작품의 전략과 가치는 유효하다

숨쉴 틈도 없이 다음 장면의 이야기가 기대되고 앞 사건들의 원인이 궁금해지며 사건의 결과가 기다려지는 이 책의 흡입성은 칭찬할 만하다 이야기가 유기체적인 일관된 생명성을 띠고 전편인 치우와 별들의 책과 잘 연결되어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조금씩 밝혀지는 큰 비밀들이 책을 읽는 기쁨을 주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주된 동력이 되고 있다 다만 거슬리는 것은 진행되는 캐릭터들의 대화라든가 장면 묘사 같은 곳에서 보이는 필력이 어쩔 수 없이 딸리는 그런 졸렬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작가가 그런 문장력만 더 갖추고 있었더라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두 배는 더 즐거웠을텐데라는 애석한 마음이 읽는 내내 떠나지 않았다

치우라는 캐릭터를 현실에서 취재하여 지금의 대한민국 서울과 판타지속의 장소인 배경과 결합하여 현실을 전혀 다른 곳으로 보이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금의 서울을 사는 평범한 소년 중 하나가 지구를 구하는 모험의 주인공이 된다는 사실이 현실을 가두는 지루한 한계에 대해 반항적인 시도가 된다

치우는 비록 영웅적인 주인공은 아니지만 자신의 힘과 성의를 다하는 성실한 주인고응로 사료된다 그리고 그 치우가 겪는 거대한 사건들..그 사건들 속에서 자신의 힘을 인식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어느새 성숙해지는 치우

세계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전지전능한 힘과 그힘을 동경하여 자신의 것으로 하려는 탐욕적인 주인공들과 그들이 인과응보로 받게 되는 형벌 역시 이 작품을 관통하는 큰 흐름의 주제 중 하나이다 아마도 사람의 욕심에 대한 분석을 요하는 작품의구조가 아닐까 한다 

 

현재 칭우 시리즈는 이 작품까지 2권이 나왔다

작품이 어디까지 뻗어나가 증식할 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작가의 상상력이 힘차게 휘달리기를 바랄 뿐이다

한 번 잡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고 싶을 정도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기한 세계 역시 판타지는 그 몰입되는 특성이 좋다

앞으로도 치우 시리즈가 나오면 계속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