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어제 저녁 무렵에 제보자들 재방송을 보게 되었다

KBS 2 TV 의 오후 6시 전에 방송이었다

거기엔 12년 동안 하루 종일 음식을 먹고 토하는 젊은 여자의 사연이 방송으로 나왔다

4시간 씩 하루 두 번 총 8시간 동안 음식을 마구 많이 먹고 먹자 마자 화장실에 가서 토하고 다시 들어와 계속 먹고 또 토하고 ...

그런 거식증의 생활을 12년 동안이나 계속해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30대 여자가 식이 장애의 하나인 거식증에 걸린 이유는 그저 하나였다고 한다

SBS 방송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온 한쪽 다리가 엄청나게 부은 할머니의 딱한 사연을 보고 그 할머니를 후원하는 사이트를 만든 때문이라고 한다

그 사이트를 만들어서 아마 성금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후원을 하자고 네티즌들에게 호소를 한 것인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보통 사람인 그녀가 그 할머니를 돕는 것에 악플러들이 심기가 못마땅해 악플을 달았다고 한다

좋은 일을 하자면 숨어서 오른손이 모르게 할 것이지 왜 드러내놓고 하는 것이냐고

특히 한 명이 무척이나 집요하게 악의에 찬 댓글들을 줄기차게 달았고 그것에 상처를 입은 그녀는 자살까지 시도할 정도로 상심을 했다고 한다

남의 말에 암시를 잘 받기 쉬운 성격의 그녀는 살아 오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할 수 없는 - 혹은 그래 본 적 없는 - 상황을 살아 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맞닥뜨린 외부의 부정적인 말에 암시를 받고 자신은 살 가치가 없으며 죽고 싶다고 생각한 끝에 - 무의식적으로 말이다 -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 음식을 택해 음식을 마음껏 먹고 그걸 또 자신의 의사로 토하는 행위를 통해 마음 속의 괴로움을 , 미약하게나마 , 해소해 왔다고 한다

이런 말도 안되는 지옥의 생활을 해 온 그녀의 사연은 그러나 주작도 아니고 극화로 꾸민 것도 아니고 정말 실화이다

(이거 실화냐?)

그녀의 고뇌가 해결되었는지 어쨌는지는 이 글에서 언급할 성격은 아니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만 했는지의 문제이다

여러 각도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나 이 서평 속에서 말한다면 스트레스의 초점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고 말 한 마디에 살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우처럼 더럽고 악독한 말에 사람이 상처를 받은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바로 스트레스가 극한의 경우까지 쌓여 생겼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악플러의 잔인하고 무례한 말 속에 담긴 악의가 보드랍기 이를 데 없는 그녀의 무방비한 마음에 스트레스가 되었고 더우기 그 스트레스가 끝없이 악플을 다는 편집증적인 악플러의 행동 탓에 끊임이 없이 지속되어 결국 그 정도까지 그녀의 마음의 상처가 커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이롭다고 한다

어쩌면 사람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존재인 생명체 모든 종류에게 이로운 것이 스트레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미꾸라지들만 있는 곳에 가물치인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 저질 기억력을 용서해 주십쇼 - 하여튼 그 물고기를 한 마리만 놔 두면 미꾸라지들이 잡아 먹히지 않으려고 열심히 운동을 하듯 도망다니다가 결과적으로 아주 튼튼하고 건강해져서 , 그래서 아마 육질이 무척 좋아진다던가

스트레스를 주면 오히려 더 건강해진다는 그 반면교사의 자연계의 증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스트레스의 작용에 대한 반작용이 인류의 진화와 생존 더 나아가 여러 분야에 발전까지도 가져 온 연구 결과와 역사적 자료들이 차고 넘친다

뭐 맞는 말이다

좋다

원래 기독교에서도 고난 속에서만 인간은 금처럼 단련되고 정제된다고 한다

고난이 무엇이겠는가?

뿐만인가

내가 이슬람교를 몰라 그렇지 불교에서도 번뇌와 보리는 불이라고 한다 불이

不二

번뇌란 무엇인가?

고난도 번뇌도 모두 스트레스의 완곡한 표현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모두 양식장에서 사육되는 미꾸라지들이며 그리고 그 속에 공존하고 있는 스트레스라는 가물치일지 장어일지 모를 이름모를 물고기로 상징되는 존재 때문에 사는 데 활력과 이익을 얻고 있는 존재들인 셈이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그래서 이런 스트레스에 대한 과학기자인 저자의 저술은 잘만 부풀리고 숙성시키면 우주적 질서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사유로까지 빵굽듯 구워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망마저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그런 저술 능력의 유뮤와는 상관없이 이 책은 커다란 맹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대전제가 스트레스는 인간에 이롭다는 점을 어필하고자 너무 애쓴 나머지 스트레스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로 한 얼굴은 악마이고 다른 얼굴은 천사라는 점을 간과한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우주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를 몰아 세워 그 대응책으로 살 길을 찾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는 해로운 것이다

왜냐하면 한계를 모르는 스트레스는 반드시 사람을 괴롭히고 죽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말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서두의 내가 예로 든 거식증 장애의 30대 여자의 경우처럼

어떠한 스트레스든 그 스트레스가 사람을 이롭게 하려면 그 스트레스는 적정한 상태에서 적절한 수치의 범위내에서만 작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한계치의 임계점을 넘어서면 사람은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고 폭발해버려 부서지고 만다

연예인들이 댓글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유상무도 없던 대장암이 생기게 된 건 그의 재판과 관련된 악플들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댓글들이 맞는 말을 했건 아니면 그저 악성 댓글들이었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말로 인한 스트레스이건 상황과 조건의 물리적 스트레스이건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을 때에나 그것이 미꾸라지 양식장의 가물치일 수 있지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을 때는 그 때는 스트레스가 모든 미꾸라지들을 다 잡아 먹을 것이다

가물치가 한 마리가 아니라 수십 마리라면 미꾸라지 양식장의 미꾸라지들은 곧 모두 사라질 것이다

안 그렇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