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뭔지 알고 여행을 하느냐면 할 말이 없슴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내가 하는 것이 여행인지 관광인지 그도 아니면 유람인지

Travel 인지 tour 인지

도대체 우리는 알고나 하는 걸까?

여행자는 머무는 사람이요 깊이 들여다 보는 사람이라면 관광객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요 많이 구경하려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만

일상을 해체해서 재구성하는 참신한 파격의 묘(妙)가 여행인가 아니면 일상의 반복 속에서 놓쳤던 사소하지만 즐거운 의미를 재조명하는 것이 여행인가

일상과 어느 정도의 친척 관계를 유지해야 여행인가 아니면 여행은 일상의 재현이어도 상관없는가?

휴식을 하자는 것이 여행인가 휴식이 아니라 즐거운 활동 끝에 건전한 피곤을 느끼는 것도 여행인가?

참 어렵죠잉 ~~~~~~

아직 우리에겐 가까운 옆나라만큼도 여행의 역사와 문화가 없다

조선시대에는 여행을 간다는 것이 정말 팔자 좋은 사대부 계층의 놀이가 아니면 가능하지도 않았다

일단 1년 내내 농사에 매달려야 했었고 각 절기에 따른 농삿일을 놓치면 일년동안은 굶어 죽는 가족이 생길 각오를 해야 했기에 그럼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선 왕조에는 여행의 개념이 희박했다 늘 가는 사대부들만 다녔을 뿐이다

그러나 지방 분권의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일본은 각 지역마다 경쟁을 옆 지방(아예 일본은 각 지방을 옛시절에는 나라 國 라고 불렀었다)과 사활을 걸고 해야 했으며 거의 유교의 영향을 받지 않고 라기 보다는 성리학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절검 검박의 조선 문화와 달리 중상주의를 숭상해서 무역으로 서로 각자도생 잘 살려고 지방끼리 엄청나게 경쟁을 했었다

그래서 그 옛날부터 경제적으로 번창했고 유흥과 여행의 문화가 엄청 일찍부터 발달했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에 나올 정도로 일본의 여관이라는 료칸 문화는 발달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숙박업소는 일본의 서기 800년대에 지어진 료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역사가 1200년이 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청결하고 고아하게 지어져 운영되기로 일찌기 일본의 료칸은 유명해서 그 고급스러움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에 비해 한국에서 여관이라고 하면 홍상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찌질하고 더러운 불결한 싸구려 1일 숙박업소 즉 육체의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남녀의 잠깐 쉬어가는 곳으로 누구나 연상하지만 - 더 나쁘면 여인숙 - 일본에서 여관이라고 하면 일본 전통의 일종의 호텔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듯 일본과 한국은 자는 곳 숙박업소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이렇듯 여행문화의 질과 역사가 차이 난다

분하다

무엇을 말하고 싶어 이렇게 일본을 엄청나게 두둔하고 있는가

한국에는 매우 얕은 여행 문화가 있었으며 그래서인지 여행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미처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이든 국내여행이든 왜 떠나는지 그리고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개념으로 자아를 성찰하고 오는지 그런 것이 없고 그저 경치 좋고 맛있는 곳으로 가서 미리 사전조사한 정보로 유명한 곳 둘러보고 맛집에서 맛있는 것 먹고 돌아오기만 하는 그런 천편일률적인 틀로 찍어낸 듯한 여행이 대개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

그러니 감흥이 일반적이며 보고 듣는 견문과 그 끝의 성찰이 다른 사람을 베낀 듯 닮아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에서의 육체적 피로는 가중되는데도 허겁지겁 게 눈 감추며 식사하듯이 일정 내에서 쫓기면서도 될 수 있는 한 많이 다니려 하고 나중에는 시나브로 피로에 치여 신물이 나는 여행

저자도 그런 의무적인 여행이 너무 싫어 여행을 끊었던 용자(勇者)였으나 결국 자신의 피는 못 숨겨서 다시 그 지긋지긋했던 지옥에서의 한 철이 너무 그리워 또 다시 여행을 훌쩍 떠났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엔 의무로서의 일정과 의욕과 계획에 쫓기는 관광객이 아니라 시간도 충분하고 의도도 없이 즉흥적이며 자신의 의지대로 가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여행자가 되어 떠났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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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발길이 닿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여행지에서의 불일치를 겪지 않으며 풍경 속에 하나가 되어 참다운 한 뼘의 성장으로서의 여행이 너무 하고 싶어 고른 곳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부터 쭈욱 코스를 돌고 돌아 그려 나가다가 안달루시아까지

하여튼 그런 식으로 에 ~ 스빠 ~ 냐를 돌았는데 그 때 부닥치는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들이 영화의 씬 처럼 그렇게 모두 헤아려 보니 79개

더 이상의 조급함도 없고 더 이하의 미련도 없는 아주 자유롭고 너그러운 충만함의 여행

이 여행의 동반자는 같은 침대에서 자는 인생의 동반자인 남자 한 명이었다

여행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토록 낯선 객수에 밤이 되면 몸이 쑤시고 저리며 집 떠나 온 걸 후회하면서도 다시 잊혀질 만한 하면 몸 속에 풍선이 두둥실 부풀어 올라 자꾸만 마음이 들뜨고 머나 먼 곳으로 달려가는 걸 보면

그러고 보면 인간은 시간을 떠나기 위해 자신을 떠나기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나고 결국 마지막에는 그 낯선 곳마저도 떠나 자신에게로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게로 돌아오는 걸 보면

인간은 낯선 곳이라는 위험에 흥분하면서도 끝끝내 익숙한 일상이라는 안전을 못 잊는 밀당하는 존재 호모 밀당쿠스가 아닐까

그런 여유와 안식년에 어울리기엔 스페인은 너무 풍부한 곳이었다 내가 지켜 보고 구경하기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