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들의 문화는 기성 세대를 곤혹스럽게 한다

어디 그런 일이 작금의 일로만 국한될까 기성세대는 언제나 젊은 세대를 10대를 못마땅한 의심의 눈초리로 절반은 경계하고 절반은 분노하면서 바라보게 마련이다 멀게는 3천년 전 이집트의 비석에 상형문자로 요즘의 청소년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 말에서부터 가깝게는 1950년대의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60년대의 히피 70년대의 장발에 통기타족 90년대의 신세대인 X 세대 그리고 2002년 월드컵 세대에서부터 2008년 촛불 세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달리 하며 태어난 신세대들은 각기 달랐지만 기성세대의 의심과 미온적인 반응은 한결 같은 것이었다

세대 갈등이라는 커다란 현상 속에는 미묘한 세대간의 갈등차이와 함께 그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는 섬세한 분열적 상황들이 잠복해 있었다

그리고 이들 갈등들은 어떠한 해결의 조짐도 보이지 못한채 그냥 덮어져 봉합된 것처럼 보이기만 한다

10대들의 문화는 어른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일 뿐더러 진입하기에도 마땅찮은 그들만의 고유한 어떤 것이 되어 가고 있다

어른들은 10대를 이해하지 않으려 하며 관심조차 없다 10대를 곁에서 지켜 본 사람들이라면 10들과 기성 세대와의 반감과 골이 얼마나 깊고 크게 벌여져 있는지 알 것이다(비록 이런 말을 하고 있으나 나 역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 책은 가출 소녀를 정확히는 3명의 가출 소녀들을 잠시 동안이지만 관리하고 돌봐주었던 30대 남자의 수기이다

남자는 서울대를 나왔고 머리에 지적인 것이 가득 들어있는 지식인 계급이지만 소녀들은 지적으로 영 꽝이고 당장 생계의 수단마저 불확실한 그저 거리의 아이들에 지나지 않은 그런 존재들이다

두 편의 이런 배경적 차이는 두 편의 거리를 깊게 하고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한쪽은 너무 많은 지식을 안고 있는 사회의 안전망에 속한 사람이고 한쪽의 소녀들은 너무나 빈곤하고 보호받지 못하며 무식해서 교육받지 못한 하층의 계급에 속한 어린애들이다

거리에서 우연히 밥을 사주며 이들 소녀들을 집에서 지내게 해준 저자는 소녀들을 찬찬히 관찰하며 자신의 일상 속에 그들을 맞이한다

때로는 화가 치밀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애정을 느끼기도 하며 저자는 소녀들과 함께 보낸다

소녀들은  저자를 단순히 자신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차츰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연다

그러나 그래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소녀들은 완전히 저자와 소통하지 못하고 결국은 그를 떠나게 된다

그래도 그들 중 한 명은 끝까지 남아 그를 따르고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노력을 하고 사회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끝내 그런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저자는 불량 소녀들을 자신의 힘으로 이끌어 가는 것에 대해 한계를 절감한다

대략 이런 이야기인데 이 책에 나오는 소녀들은 불량소녀들이다 가출을 했으며 원조교제등을 한 적이 있으며 고등학교에 다닐 나이에 이미 성경험이 있고 돈을 훔치며 쌍스러운 욕을 입에 달고 산다

저자는 지적인 일에 종사하는 자신의 말대로라면 먹물인 셈이다 그런 그이니만큼 소녀들을 이해하는데 좀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도 어느새 그녀들에게 익숙해지게 되고 서서히 그녀들에게 인간적인 연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런 연대감도 잠시 역시 소녀들은 거리의 소녀들이었고 그의 예상대로 그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시 거리의 골목속으로 사라진다

저자를 다시 찾아온 소녀 역시 그가 그렇게도 공부를 다시 하게 만들고 싶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공부를 하는 것 같다가 너무 힘들다며 공부를 집어 치운다 공부가 아니라면 일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그가 일자리를 주선하지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그 일마저 며칠 하고는 안 하려 든다

역시 거리에서 제멋대로 살아가던 소녀에겐 자신만의 바꿀 수 없는 방식이 있었던 것일까??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소녀가 너무 게으르고 의욕이 없으며 그냥 편하게 몸이 가는대로만 살려고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소녀를 바라보는 저자으 안타까운 마음이 읽혀진다 무엇을 해도 안 고쳐지는 게으름과 나태 그리고 몸에 밴 막 사는 그들만의 습성...그러다 저자의 돈까지 슬쩍 하는 소녀를 바라보며 저자는 자신의 일이 막상 보는 것과는 달리 하기가 무척 힘든 일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소녀에게 잘해주려고 애를 쓰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자신의 돈을 쪼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사주고 옷을 사입히고 문구를 사주고 참고서와 책을 사주고 영화를 보여 주며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 그런 것....

저자는 저자만의 방식으로 불량소녀들에게 한 발짝씩 다가가고 그리고 조심스럽게 마음의 간격을 좁혀 간다

이 땅에 사는 불량소녀들이 모두 처음부터 불량소녀가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주위의 환경이 그렇게 불가항력적으로 몰고 갔을 것이다 부모의 이혼 또는 사망으로 인한 부재 가정의 손실과 결락으로 인하여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 가출 소녀가 되고 쌍스러운 욕을 배우고 몸을 팔고 그렇게 불량소녀가 되어 갔을 것이다

그런 그녀들에 대한 사회적 구제책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좋다 아직 우리 나라에는 손길이 구석 구석까지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산재해 있다

불량청소년들을 선도하고 그들을 사회의 안전한 곳으로 이끌어주는 사회적 대책이 전무하다시피한 지금의 상황으로선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이 소녀들은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 문제의 틈새에서 발생한 것인가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 소녀들은 우리와 같은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와 같은 그 소녀들에게 불량소녀라고 돌을 던지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