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한국만큼 위세를 떨치고 있는 나라가 있을까??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기독교는 (천주교를 포함하여) 급속도로 교세를 잃어가고 있는 저무는 종교이다 수많은 성당이 화가의 아틀리에나 창고로 박물관으로 용도변경하여 본래의 성스러운 목적을 잃어버린 채 그냥 공간의 하나로 쓰이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백인들은 이미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다 그저 흑인들과 남미계 그리고 아시아계같은 미국인들만이 교회에 출석하여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으로 넘어오면 180도 달라진 전폭적인 변화를 보인다 세계 100대 교회 가운데 70개가 서울에 있고 세계 10대 교회 가운데 8개가 서울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양적인 폭발적인 교세와는 별도로 한국 사회에 기독교가 끼치는 악영향은 대단하다

기독교의 증가와는 정반대로 반비례하여 기독교의 해악만이 늘어나고 있다

민족의 시조인 단군상을 우상 숭배라고 하여 단군상을 철거하자는 우습지도 않은 우상 논란은 애교 수준이다

한국 사회의 주된 권력층을 이룬 수구 보수들의 심층부에 깊이 침투해 있는 기독교는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이명박의 소신있는 발언(!)에서부터 레드컴플렉스로 대변되는 반북한 정서까지 실로 다양하게 우리 한국 사회에 그 깊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뿐인가 기독교는 타락한 종교로도 유명하다 목사들의 신분세습에 가까운 교회 재산의 상속에서부터 대형 교회의 탈세 및 성직자들의 타락하고 오염된 윤리의식 정도는 이미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신도와 간통 불륜을 저지르다 상대의 남편이 들어오자 속옷 바람으로 베란다에 매달려 있다 기운이 빠져 떨어져 죽은 목사의 블랙코미디는 두고 두고 유행되는 조크의 소재이다

 

 

이런 기독교에 대해 한차현 작가가 할 말이 있은 듯 기독교를 소재로 하여 아니 기독교를 우주적 존재로 확장시키고 심화시켜 우주의 종교로 만들어 이야기를 썼다

참신한 상상력의 약동 속에 우주로 배경을 넘겨 우주에도 우리와 같은 지성체가 살고 있을 거라는 당연한 아주 보통의 신념을 기반으로 하여 창의적인 우주 여행담 한 편이 완성되었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이 십분 발휘되었을 우주여행은 마치 영화 맨 인 블랙 시리즈를 보는 듯 그 톡톡 튀는 기발함으로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었다

그 우주여행과 맞닿아 있는 또 하나의 아이템이 바로 우주에도 종교가 있다는 아이디어였는데 그 종교가 기독교와 흡사하다는 것이 한차현 작가가 기독교에 대해 가지는 애정을 증거하고 있었다

작가가 가지는 기독교에 대한 애정은 우주의 종교인 펠커교와 그 뿌리가 같다는 가정과 교리가 일치한다는 점에 비춰 볼때 매우 깊은 것으로 그만큼 기독교에 몰입한 작가의 순수한 헌신과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단지 기독교와 펠커교가 같다는 점만 부각되었을 뿐 기독교의 어떤 점이 우주적 종교로 비등하여 확장될 수 있었던지 영성과 논리적 철학적 견지에서 전개해 나가지 못하는 작가의 역량의 부족이 느껴졌다 그래서 아쉬웠다

기독교가 어째서 지구의 세계종교이고 나아가 우주를 대표하는 종교가 될 수 있는지 심층 분석하여 그 점을 깊이 파고 들었더라면 그래서 기독교의 양과 음 빛과 그늘이 모조리 반영되고 성찰 되었더라면 이 책이 갖는 의의가 심히 막중한 걸물이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편 작가는 기독교에 대해 대단히 날선 비판의식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기독교를 억압하는 징계위원회의 그 소극같은 징계의 순간을 묘사한 작가의 의중은 이 땅에 내린 기독교가 얼마나 뒤틀리고 독선과 아집으로 이기적인 행태에 몰두하는지에 대한 통열한 비판이다

한국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공헌한 점이 있다고는 하나 그 반작용과 부작용이 심히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커진 작금의 상황에서 작가가 보이는 기독교에 대한 성찰은 전망이 어둡다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펠커교의 전도에 대해 작은 희망의 빛살을 비추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그러나 기독교가 가진 문제점들을 생각해 볼때 그리 고무적이지만은 않다

우리 지구의 종교 기독교가 자신의 위상을 정확히 인식하고 신생의 몸부림으로 껍질을 깨고 새로운 종교로 거듭날 그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