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미래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

별다른 문제없이 지금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여 여전히 살기 좋고 과학의 발달로 인한 쾌적한 문명을 영위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지금 현재 산재해 있는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암울하고 고통스러운 지옥 같은 문명의 몰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견해가 그것이다

양자가 내세우는 주장들은 서로 첨예한 의견을 제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그 견해의 차이에 생성된 간극은 결국은 문명을 어떻게 파악하느냐는 가치관의 차이일 것이다 문명은 도전을 통하여 위기에 대응하고 그 준비 과정을 통하여 응전의 시스템을 갖추고 그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는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이라는 언명처럼 현실을 개선 가능한 그 무엇으로 보고 미래를 낙관하는 유토피아적인 발상...그리고 현대에 누적된 수많은 모순과 환경의 악화와 지구 생태계의 교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미래를 희망이 결여된 상태로 보는 비관론...분명한 건 지금 지구는 이 두 가지 의견상 어딘가에서 미래를 향해 표류하며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그 미래가 어찌 될지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쉽사리 단정짓기도 힘든 모호한 상태에 있다

과연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영화와 드라마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반유토피아적인 그런 상황이 올 것인가 아니면 현대의 위기들을 타개하고 기술로 이룩된 신세계의 낙원이 도래할 것인가

이런 지구의 미래에 대해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근미래 어느 시대쯤인가 지구는 지상에서의 삶을 영위할 수 없어 지하에 거대한 초고도 초대형의 시티를 건설한다 그리고 그 도시안에서만 인간은 생존하고 활동하며 도시를 떠나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도시에서의 안락한 삶에만 만족한다 영토전쟁으로 지구의 절반이상 국가가 소멸했고 초대형시티안에는 옛시대의 국가에 해당하는 지역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거대한 도시를 이루는 초국가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의학의 발달로 백살에 아이를 낳고 의체등 인공장기의 도움을 받아 150살까지 장수가 가능하다 이런 과학의 수혜로 인간은 장수와 행복이라는 꿈을 이룬 듯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도시 안에서만 거주할 수 있으며 도시 빡은 인간이 살지 않는 황폐해진 자연이 있을 뿐이며 그리고 도시안에서의 삶도 가진 자에게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듯하지만 가난한 자에게는 그런 의학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돈이 없어 열성인자를 가진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극도로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가 되어 있다 지금도 서서히 윤곽이 잡혀 가고 있는 20 대 80이라는 계층의 분화가 아마 미래에 심화되면 그렇게 극단적인 신분 구조가 생성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고인 셈인가

인간이 가진 과학이 약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독이 되어 문명을 해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전망 혹은 경고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고착되어 사회가 이분화 되고 분열되어 위험하다는 사회학적인 통찰까지 이 소설 역시 디스토피아적인 분석과 상상력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아마존이라는 특수한 환겨을 가진 생태계를 통해 지금 현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자연 파괴에 대해 준엄한 메세지를 던진다 과연 인류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공존하며 보호하고 그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작가는 그것이 어두운 전망을 보여준다고 말없이 대답한다 모두가 도시 안에서만 살며 아마존이라는 반자연(半自然)에 동물들에게 싱크해 가상현실로만 야생을 체험하는 이 미래는 희망이 없는 인류의 자화상이다

동물들에게 싱크하여 동물들이 느끼는 일체의 지각과 감정을 동시에 뇌파의 동조로 같이 공유한다는 그 신선한 발상에도 불구하고 그 싱크라는 아이템이 이 소설에 등장하게 된 연유를 찬찬히 고찰하여 보면 매우 깊은 암울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제시되어 결과물로 채택되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디까지나 가상현실에만 몰두한 인류처럼 이미 시뮬라크르에 전도된 몽상같은 현문명의 주소는 어디쯤인가

이쯤되면 미래는 실패한 것이라 다름없는 확고한 전망 없음에 다름 아니다

초국적 기업이 미디어를 등에 업고 국가의 중대사까지 관여하며 자사의 이익을 위해 거대한 음모를 계획하는 작금의 현실은 노암 촘스키의 지적과 너무나 닮은 소설적 상황에 그대로 겹쳐져 미래에 대해 두려운 예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거대한 출구없는 전망 속에 작고 희미하지만 빛과 같은 희망을 숨겨 두고 있다

주인공 칸에 의해 상징되는 자연의 힘찬 무질서 속에 생동하는 야성과 개인주의적이고 투쟁적인 원시의 삶을 통해 그래도 지구는 아직 살아 있고 그곳엔 희망도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인간들이 건설하고 동시에 자연을 파괴했던 초대형시티가 칸에 의해 붕괴되고 새로운 자연이 인간의 보금자리가 되는 결말을 통해 인간은 개선될 수 있으며 그 투쟁은 헛되지 않다는 개인주의적이고 가치지향적이며 독립적이고 저항적인 미덕을 강조하고 있다

오직 인간의 지혜로만 건설되고 운영되는 얼핏 보면 완벽하고 완전한 낙원같은 초대형도시가 일순간에 혼란에 빠지고 붕괴된다는 작가의 암시는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에 대한 열망에 다름아니라고 본다

그렇다 아직 기회는 있다 어서 이 문명이 전환되는 거대한 흐름의 시대에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자 그래서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 속에 하나가 되어 우주적인 에너지를 부활시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상생과 화합의 문명을 이룩하자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그리고 미래는 우리가 그려 나가는 것이니까

저 힘차게 생동하는 무질서의 자연 속에서 인간들이여 답답한 생명 없는 질서를 탈피하고 부수고 나와 자연과 하나가 되자 그라고 모두가 다 행복하게 잘 사는 그 세상을 꿈꾸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