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부터 재미있는 한림출판사의 똥보따리 우리 할매입니다. 학교에 채변검사를 한다고 동준이는 어제 밤에 신문지에 응가를 했던 것을 할머니가 뒷간에 버리셨다고 하니 아침부터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학교가기 싫다고 하며 엉엉 우네요. 할머니는 얼르고 달래서 학교에 가게 했어요. 당연히 채변봉투를 안 가져온 아이들은 복도에 나가서 손들고 벌을 서고 있네요. 할머니는 위풍당당하게 교실에 가서 손자의 똥을 버선한쪽에 넣어서 선생님한테 가져왔다며 내미는 모습, 그게 챙피해서 낚아채가는 동준이, 까망눈이신 할머니는 똥을 담은 버선앞에는 정성스러운 손바느질로 손자의 이름이 쓰여있었답니다. 오손도손 이렇게 할머니품에 자라다가 그만 할머니가 중풍에 걸리셔서 고모네집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점심시간에 깜박 잠든 교실에서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얼릉 할머니댁에 가서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와 채변검사에 있었던 일을 다시금 회상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네요.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채변봉투, 저 어릴때만 해도 학교에서 기생충검사한다고 채변봉투 가져오는 숙제가 있었지요. 외갓댁에 가면 낯선 펌프질도 하면서 시원한 물이 콸콸 나오는 물에 빨강 고무다라에 물 받아서 물놀이하곤 했었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밥하는 모습도 보고 외양간에 소들 먹이도 주고 토끼들도 먹이주고 방학만 되면 외갓댁가서 삼촌들과 노는 모습이 눈앞에 스쳐지나가네요. 지금은 애둘 키우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지만 외갓댁도 리모델링해서 거의 옛날의 모습도 사라지게 되었구요. 지금은 외할머니 역시 외갓댁보다는 삼촌댁에서 지내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답니다. 책을 보면서 어렸을때의 옛추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들래미는 읽으면서 엄마 옛날엔 이랬어 하면서 물어보고 재미있어 하네요. 지금은 찾아볼수도 없지만 아이들에겐 책으로만 박물관에서만 볼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어요. 잔잔하지만 애틋한 할머니와 손자의 이야기속에 우리네 어릴적 추억이 다시금 꺼내볼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