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머릿속에 복잡한 공식들이 떠오른다. 복잡하더라도 공식이 떠오르면 좋은데, 그저 ‘복잡한 공식’이라는 생각뿐이다. 엄밀하게 말해서 ‘복잡한 공식’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물리는 복잡하다’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 물리는 복잡하다. 그리고 어렵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좀 열심히 해둘걸’ 후회해도 소용없다. 열심히 한 친구들도 어렵다고 말하니까 - (아닐수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물리 안에 굉장히 흥미로운 요소들이 숨어있다. 물리(物理)라는 말을 먼저 이해하고 넘어가보자. 한자어 만물 물(物), 다스릴 이(理)를 사용했다. 사물의 이치나 원리라는 뜻으로, 이치나 원리를 품고 있는 모든 물질, 그리고 그 물질들 간에 작용하는 힘과 에너지 등을 다룬 학문이 바로 ‘물리학’인 것이다.

 

       물리학은 생각보다 방대하다. 그 하위 학문으로 천문학이 있고, 과학 혁명이 있기 전까지 철학의 일종이었고, 화학, 수학과 함께 자연 철학으로 불렸다고 하니, 이 모든 학문과 깊은 연관을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물리학이 철학, 화학, 수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니 어쩐지 흥미보다 더 어려워 질 것 같다. 걱정하지 마시길. <재미있는 물리상식>의 저자는 물리를 교과서에서 소개되는 공식으로 소개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야기를 만들어 흥미를 유발하는 형태로 물리를 설명한다. (솔직하게 작가가 아닌 물리학 전공자 이므로 이야기가 재미있지는 않다 - 그런데 놀랍게 과학소설을 다수 펴낸 작가이다!)

 

       예를 들어 중력을 생각해 보자. 지구는 둥글고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뉘어 있다. 일정한 속도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고(시속 30km로 돌고 있다는 사실!) 지구 스스로도 자전축을 중심으로 서서히 돈다(시속 463m - 위도마다 다름) 이렇게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는데도 우리는 특별한 속도감이나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한다. 첫째는, 지구가 등속도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는, 지구가 일정한 중력으로 사람과 물체를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력이 없으면 우리는 지구의 회전 속도를 견디지 못하고 우주 밖으로 튕겨져 나갈 것이다. 새삼 중력이라는 것이 어떻게 일정하게 물체를 잡아당기고 있는지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뿐만이 아니라 무게와 상관없이 동일한 힘으로 물체를 잡아당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거운 물체든, 가벼운 물체든 높은 곳에서 동시에 떨어졌을 때 바닥에 떨어지는 시간은 같다는 이야기 인데, 언뜻 생각했을때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연히 무거운 경우가 더 빨리 떨어질 거란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허나 ‘같은 높이에서 떨어진 물체는 무게에 상관없이 낙하 시간이 일정하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이다. 이것이 거짓이 아님은 이미 수백 년 전에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명백히 입증해 보였고, 여러 학자들이 증명했으니까.

 

       (저자는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서 다른 두 개의 공(1파운드, 10파운드)을 떨어뜨려 낙하실험을 한 후 자유낙하하는 모든 물체는 질량에 무관하게 동시에 떨어진다는 내용의 낙체법칙을 발견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 실험은 1586년 네덜란드의 수학자 물리학자인 시몬 스테빈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자면, 인간이 숨을 쉬기 위해서는 공기를 마셔야 한다. 공기중에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등의 원소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산소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래서 기원전 5세기 에페소스의 철학자 아낙시메네스는 ‘만물은 공기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공기는 지구를 둘러싼 대기층을 구성하고 있는데, 지상에서 높아질수록 그 밀도가 낮아지고 사람이 살고있는 해발 1000m안쪽의 대기가 가장 밀도 높은 공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높은 곳으로 등산을 하거나 고지대에 발을 딛고 있을 때 가뿐 숨을 몰아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공기들이 대기를 누르고 있는 압력을 가리켜 ‘공기압’이라고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파도가 요동치지 않고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며(그래서 태풍이 지나간 후에 공기압이 낮아져 커다란 파도가 형성된다)사람이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은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세히 하나하나 따져묻다보니 참 신기하다. 이 모든 것들이 어디서 시작되었으며 어떻게 이런 질서를 이루고 있는 것일까? 주위를 둘러보라. 수많은 자연안에서 기적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기적이 너무 익숙해져서 또 다른 기적을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리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