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울고, 나는 웃었을까?”

사람의 뇌는 미지의 영역이다. 오랜 세월, 심리학자와 과학자들의 연구로 뇌의 작용과 변화에 대해 일부 밝혀진 사실도 많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기존의 심리학자들은 생득적으로 타고난 유전자로 인해 한 개인의 성격과 기질이 규정된다고 생각했다. ‘뇌의 가소성(신체와 정서를 주관하는 뇌의 각 영역이 변할 수 있다는 주장)’ 은 받아들일 수 없는 가설이었다. 그러나 <너무 다른 사람들>에서는 정서로 인해 뇌의 영역이 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서변화로 인해 성향이 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회복탄력성, 자기 인식, 맥락 민감성, 사회적 직관, 주의 집중, 관점이라는 여섯 가지 정서 유형을 구분한 후 각 영역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지표와 방법을 제시한다. 기존의 성향테스트들이 한 사람의 성향을 변화 불가한 결과로써 제시하고 있다면, 책에서는 각 유형의 정서 유형을 분석한 후 이 성향들이 상호 영향을 미치고 그 사람의 특성을 나타낼 뿐 아니라 각 정서 영역이 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기존의 심리학에서는 정서를 학문을 탐구하는데 방해요인으로 인식했다. 소위 인지심리학은 인간이 지각, 기억, 문제 해결, 언어 표현 등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있었고 정서로 인해 이 능력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저자는 정서가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할 뿐 아니라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정서와 관련된 실험결과들은 흥미롭다. 그 중에서도 실제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통해 감각으로 느끼지 않더라도 생각만으로 뇌가 활성화 된다는 실험결과는 과연 생각이라는 것, 마음이라는 것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근원적인 질문까지 이어지게 만든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긍정적인 정서의 향상을 위해 ‘명상’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 이후에 긍정적인 정서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상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연구하겠다고 약속한 저자는 실제로 실험을 수행한다. 앞에서 언급한 정서가 행동과 반응을 주관하는 각각의 뇌 영역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명상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년간 명상을 이어온 수도승들의 뇌를 실험하기도 하고 자신이 주장한 정서유형들이 명상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물론 실제적인 변화라기 보다는 전자기장치를 통한 반응의 활성화이지만)를 보여준다.

 

책에서 설명하는 정서로 인한 뇌영역의 변화가 완전하다고는 저자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저자가 실시한 실험과 책의 초반에 구분한 인간의 정서유형은 상당히 신뢰할만하다. 그런데 책의 후반부에서 명상을 통한 뇌의 활성화를 주장한다는 점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부정적 관점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믿음의 요소가 개입되다는 것을 확인한다. 일종의 ‘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되어 어떻게 작용하는가?. 결국 ‘과학은 자연에 대한 각주’라고 이야기한 플라톤을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