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 딸이 좋아하는 작가 이금이의 신작이다.

'사료를 드립니다' 라는 제목이 특이히기도 하고 개를 키우고 있는 우리는 이 책이 더욱 솔깃했다.

수많은 동화로 아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의 책이라 잔뜩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

이 책에는 조폭 모녀, 건조 주의보, 몰래카메라, 이상한 숙제, 사료를 드립니다. 이렇게 총5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모두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공감하고 겪게되는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통아이들이 겪는 일상의 이야기지만 역시 작가의 눈은 다른가보다.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감동을 만들어내고 인간적인 내면의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올해 6학년이 되는 딸아이는 이 책을 읽으며 미소를 띄우다가 무릎을 치며 우리엄마와 똑같다며

나더러 읽어보란다. 그렇잖아도 읽어볼 요량이었는데....

다섯편 모두 좋지만 건조주의보와 몰래카메라, 사료를 드립니다가 특히 재밌다고 한다.

요즘들어 딸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기를 원할 때가 많다.

별로 하는 일도 없으면서 폰을 만지작거리고 인터넷에 빠져있기 십상이다. 잔소리하는것도 조심스럽다.

이렇게 소통의 끈이 풀어질 무렵 만난 한 권의 동화책이 우리 모녀의 소통의 끈을 이어주었다.

 

딸아이의 성화에 책을 읽어보고 함께 다섯편의 동화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나름의 느낀점도 이야기했다.

건조 주의보의 윤서가 건우에게 잔소리를 한 것이 사실은 애정의 표현이라는 것이 이해가 간다는

딸아이는 사실 자기도 그런적이 많다며 나에게 고백을 했다.

 

'이상한 숙제'는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던지는 숙제인것 같다.

우리의 일상에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많지만 만나지 못하는 걸까? 아님 우리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 할까?

 

아이는 '사료를 드립니다'를 읽고 얼마전 6년가까이 키우다가 죽은 개 '뽈뽈이'가 생각이 나서 눈물을 훔쳤다.

좀더 사랑하고 아껴줬어야했는데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했다.

장군이는 장우가 10년넘게 키운 시베리안허스키이다.

캐나다로 유학을 가게되면서 가족같고 친구같던 장군이를 김성달이라는 사람에게 보내게 된다.

매달 사료를 보내주기로 하고..

외할머니를 만나기위해 귀국한 장우는 장군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큰 일을 당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장군이를 확인했을 때의 그 반가움과 어딘가모를 안타까움.

그리고 이웃집 할머니가 들려주시는 이 집의 기막힌 사연을 읽어내려가며

아, 어쩜 이런 일이...과연 장우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장군이와 이 집식구와의 관계.

장군이를 잘 키워달라고 보낸 사료가 이 집아이들에겐 생활비가 되고 여러가지로 이집아이들을 돌봐주고있는 셈이다.

동물이라면 항상 사람이 돌봐야하고 챙겨줘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

아프지만 인정해야하는 관계를 보며 장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니 우리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만남과 이별,소통과 이해를 아이들에겐 익숙치않지만 겪어야할 성장과정일 것이다.

 

역시 이금이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는 아이이의 눈망울이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들이 메마르고 건조한 우리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리라  !

사료를드립니다푸른책들, 이금이, 미래의고전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