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작가인 히가시노게이고의 '질풍론도'입니다. 히가시노게이고는 신작을 내는 속도가 가히 LTE급이라... 이 책도 나온지 그리 오래된건 아닌데 신작이라고 수식어를 붙이기가 그러네요;;; 히가시노게이고를 워낙 좋아해서 책을 전부 모으는 중인데 옛날것도 아직 다 못산 와중에 신작이 자꾸 나와서 제 통장은 텅텅....ㅋㅋㅋ 어쨌든 이번에도 기대를 가득 안고 구매한 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

질풍론도는 K-55라고 하는 병원균을 도둑맞는 것에서 사건이 시작합니다. 대학의 연구실에서 비밀리에 만들어졌으나 그 위험성때문에 아주 엄중한 경계 속에 보관중이었는데 그 병원균을 만들어낸 연구원이 해고를 당하면서 그 병원균을 훔쳐내고 설산에 묻어두고는 그걸 빌미로 돈을 요구합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협박극(?) -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네요;; - 이죠.

첫번째 반전은 일을 벌인 연구원이 사고로 죽습니다. 덕분에 병원균을 어디에 숨겼는지는 아무도 모르게됐죠. 그러나 병원균을 찾아올 임무를 맡은 주임연구원 '구리바야시'는 스노보드광인 아들을 통해 장소를 알아내고 그것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나 수색 중 부상을 당해 스키장의 구조요원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중간에는 방해꾼도 당연히 등장을 하지만 어쨌든 무사히 균을 손에 넣습니다.

여기서 또 두번째 반전이 나옵니다. 균을 다시 연구소로 운반하는 역을 맡은 여자연구원은 방해꾼입니다. 여자연구원은 당연히 그게 병원균인줄알고 그걸 이용해 일확천금을 노리지만 여기서 반전은 구리바야시의 아들, 스노보드광 '슈키'가 병원균을 바꿔치기했다는 점입니다. 슈키는 아버지가 병원균을 세상에 공개하길 바라며 구조요원들과 협력해 병원균을 빼돌렸고 여자연구원은 공항에서 검거가 되고 병원균은 구조요원들에의해 보관되는걸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보통 스토리 설명은 자세히 안하는데 이 소설은 재밌는 반전요소가 많아서 스토리를 풀고싶었습니다;;ㅋㅋ

제가 짚은 두가지말고도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반전 혹은 예상치못한 전개들이 매력적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질풍론도는 소재 자체도 독특하지만 이야기 전개과정도 독특하죠. 보통은 협박한 범인을 잡기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여기서 범인은 초장에 죽어버립니다. 그리고 책임자인 주임연구원은 다쳐서 움직이지못하게되고 비밀리에 진행하려던 계획과는 달리 결국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게되며, 한 가족의 슬픔 또한 이야기를 하며 훈훈한 부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칫하면 무거워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나 히가시노게이고는 지루하지않게, 오히려 스릴있게 그려냅니다. 히가시노게이고가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럼 점인 것 같은데요. 쉽게 생각해내지못할 소재들을, 흥미진진하게 살려내는게 히가시노게이고의 가장 큰 강점이자 매력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질풍론도는 특히 소재와 캐릭터 어느 것 하나도 버릴게 없다고 생각했을만큼 재밌었습니다.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상사의 지시에 무력하게 따르는, 그러면서도 착한 사람이구나 라고 느껴지는 구리바야시, 스노보드광인 아들 슈키, 정의롭구나라는게 뭔지 보여주는 것 같은 구조요원 네즈와 씩씩하면서도 여린 보드선수 치아키, 아이들이 얼마나 순진한지 그래서 더 잔인해질 수 있다는걸 보여주는 유키, 능력을 감추고 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오리구치 등등 수많은 캐릭터가 나오는데 어느 누구 하나 매력이 없는 캐릭터가 없습니다. 특히 저는 씩씩하고 말괄량이 같지만 속은 여린 것 같은 보드선수 치아키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병원균을 가로채려는 남자와 맞서 싸우는데도 밀리지않고 오히려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깜찍했습니다.

히가시노게이고는 한번도 저를 실망시킨적이 없어 제가 믿고보는 작가라고 부르죠ㅋㅋ 며칠전 히가시노게이고의 신작을 몰아서 주문을 했는데... 그 책들도 빨리 읽고싶네요. 얼른 읽고 다음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