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구입한 것은 몇 달 전의 일이다. 그런데 그때 몇 장 넘기지 못하고 책을 덮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말했다. '이 책은 내 수준에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리고 다시 이책을 펼쳤을 때 난 이책에 빠져들었다. 갑작스레 나의 수준이 올라갔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내가 이 책에 다이브 할 준비가 되었던거겠지. 정성을 들일 준비를 마쳤던거겠지. 그리고 완독을 한 지금, 나는 위대한 고전의 힘과 타고난 글쟁이 유시민의 힘을 느낀다. 세상은 이렇듯 오래토록 깊은 생각을 가진 자들만이 온전히 향유할 수 있는 보물과 같은 것이다.

 

헨리 조지 - 평소에 내가 해오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마주하고 나는 기쁘고 또 감격했다. 그리고 소위 고등교육을 받은 내가 이제야 그 사상을 알게됐다는 사실에 부끄러웠다. 그렇지, 이 세상이라는 것은, 땅 이라는 것은 누구도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없는 것이지. 누구도 가지라고 허락 되지 않은 것이지. 도대체 누가 그런것들을 허락 했단 말인가? 나의 생각은 그저 상식적인 생각일 뿐.

 

 P.265  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될수록 사회는 오히려 악화된다. (......) 부패한 민주 정부에서는 언제나 최악의 인물에게 권력이 돌아간다. 정직성이나 애국심은 압박받고 비양심이 성공을 거둔다. 최선의 인물은 바닥에 가라앉고 최악의 인물이 정상에 떠오른다. 악한 자가 나가면 더 악한 자가 들어선다. 국민성은 권력을 장악하는 자, 그리하여 결국 존경도 받게 되는 자의 특성을 점차 닮게 마련이어서 국민의 도덕성이 타락한다. (얼마나 지금 한국의 모습에 부합하는 구절인가)

 

 다른 모든 고전들을 제치고 나의 뇌리속에 가장 깊숙하게 박힌 고전은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 이었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논리와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유들. 그것이 작가의 머릿속을 관통함으로 정제된 해석들. 그것이 나의가슴을 뛰게 만들고 잠자고 있었던 일말의 정의감을 일깨웠다.

 

 이것이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이다. 좋은 영향력을 흡수하고자 하는 것. 그리하여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