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성 기자가 미국과 일본 현지를 직접 탐방 취재한 내용을 정리하여 한권의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단순히 ‘독서를 많이 해야 좋다’라는 식의 구호가 아닌 쓰기와 읽기에 대한 두 나라의 정책을 살피고 ‘그들이 왜 이렇게 쓰기와 읽기를 중시하는지’를 아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가장 먼저 미국의 일류 대학들이 쓰기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쓰기를 착실히 배울 수 있도록 대학에선 정규과목으로 ‘논리적 글쓰기강좌’와 ‘글쓰기센터’를 두는 등 누구나 언제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적극지원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논리적 글쓰기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좌를 듣는 것보다는 1:1 면대면 첨삭 수업이라며 개인 글쓰기 첨삭지도에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시 고쳐 쓰기는 필수이며 자료를 읽고, 토론하고, 초안 쓰고, 고쳐 쓰는 과정을 면대 면으로 지도한다고 한다.

MIT대학교에서는 이공계학생들의 연구와 기술도 문장력이 부족하면 뛰어난 연구도 인정받지 못한다며 글쓰기로 완성 된다는 점을 중점으로 지도하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글쓰기 지도 방법 중 특이한 점은 학생 스스로 글을 다듬을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절대로 선생이 고쳐주지는 않는 다는 점이다. 대신에 개개인의 글쓰기 실력에 알맞은 첨삭지도로 학생스스로 글을 고쳐 쓰고 다듬을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며 사고력 향상에도 중점을 두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대학들의 글쓰기 본부에는 철저하게 훈련받은 글쓰기 전문가들을 도우미로 상주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글을 고쳐 쓰는 데 ‘큰소리로 자기가 쓴 글을 읽어가면서 손질하면 좋다.’라고 알려주고 있다.

 

미국의 대학들은 글쓰기가 모든 업무와 개인의 능력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생각만으로 끝내지 않고 학교에서 전담지도교수와 팀을 두고 상시운영하고 있다는 점들이 놀랍다. 이는 분명 글쓰기 능력을 통해서 학생들이 최고의 업무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미국대학들의 뛰어남을 넘어선 훌륭한 지도에 감탄까지 나올 지경이다. 실제적으로 학생들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최고의 과정이라 생각이 된다.

 

일본을 보자, 독서와 출판의 나라로 알려진 일본의 신세대들이 게임, TV 등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활자이탈 현상이 심해져서, 전체적인 학습능력이 떨어짐을 확인하고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실시하게 된 활자부흥운동과 독서운동을 중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대국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망국의 길을 걷던 일본에서 지독한 독서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오늘날까지 이를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일본에서, 젊은 층들이 독서를 멀리하자 정치인들은 ‘활자문화진흥법’을 제정할 정도로 매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서 나오는 일본 학교들의 ‘아침독서’ 운동의 성과와 전국적인 호응을 얻게 되는 과정을 아주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매일하는 아침 10분간의 단순한 독서운동이 아이들의 정서안정에도 좋고, 방과 후에도 독서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성과들이 나타나면서 ‘이지메’같은 왕따현상도 사라지는 등의 파급효과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와의 비교가 주는 의미라 생각한다. 과연 우리의 교육계의 현장에 있는 분들은 우리의 독서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독서와 글쓰기 등의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책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의문이 갈 정도이다. 이 책에서 아주 의미하는 바가 큰 내용이 나온다. 일본의 ‘독서마을’ 선포와 우리나라의 ‘영어마을’ 선포를 다루는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운영되지도 않는 ‘영어마을’을 확충할 것이 아니라 자기들처럼 ‘독서마을’을 지정하여 운영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며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어떤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미국대학에서의 글쓰기 교육과 일본에서의 독서 진흥에 대한 현주소를 점검해보면서 우리를 뒤돌아보게 한다는 데에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글쓰기와 독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육계의 모든 관계자들이 읽고 함께 무언가를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