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사이코패스'는 우리 사회에서 많이 보여지는 듯 하며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그들의 행동에 경악스러울 때가 많다. 이 작품은 현직 형사님이자 작가로 활동해 온 작가님이 다년간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쓴 범죄수사 소설로 2000년대 초반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영철 사건과 정남규 사건을 모티브로 쓰여졌다.  

경찰에 잡힌 유영철은 증거도 없는 한 사건의 범인이 자신이라고 진술하며 사건현장을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범인으로 인정되지만 뒤늦게 그 사건의 실제 범인이 정남규임이 밝혀졌다. 유영철의 거짓 자백을 기사로 봤던 정남규는 자신의 완전범죄에 대해 우월감을 느꼈다고 한다. 서로 알지도, 보지도 못했던 두 사람은 '어떻게'사건을 꿰뚫어 보고 '왜'서로 통하는 걸까? 그것에 대한 의문으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고 한다.

범죄의 피해자가 된 여동생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던 태석은 서울로 돌아온 뒤 동생을 돌보기 위해 광주로 발령신청을 낸다. 그렇게 오랫만에 광주로 돌아왔는데...

어린 시절부터 정말 좋아했던 태석 오빠의 사고소식을 전해들은 지선은 결혼을 반대했던 아버지로 인해 갑작스럽게 서울로 떠난 태석과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한 뒤 10년 만에 다시 만날 생각으로 문병가기 전부터 떨려온다. 하지만 그녀는 끝내...

광주에 내려오자마자 지선을 범죄의 희생자로 만나게 된 태석은 온 몸이 찔린 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지선을 오랫만에 마주보게 된다. 자신과 헤어진 후 상상하지 못한 힘겨움을 견뎌낸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태석은 복잡한 감정으로 사건을 파고들지만 관할서 사건이 아니다보니 나서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더군다나 다른 사건에 치여 지선의 사건은 뒷전으로 밀리자 태석은 모든 것을 걸고 사건에 파고들고...그에게 7일의 시간이 주어진다.  

아이를 돌보지 않는 어머니와 많은 양아버지 사이에서 폭행과 학대를 받아온 남자는 비오는 날...맡고싶은 피 냄새를 찾아 자신보다 약한 여자와 아이들을 찾아나선다.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무시당한 남자는 여자친구와 같은 직종에서 일하는 직업여성을 상대로 희대의 범죄를 저지르고 어느 날 그는 자신과 닮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두 명의 희대의 살인자 유영철과 정남규은 작품 속에서 주경철과 정상규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들이 저질러가는 범죄들, 그 과정에서 처참히 희생당하는 무고한 희생자들, 범인의 윤곽을 잡아가며 쫒아가는 하태석의 활약...그리고 잡힌 범인들의 소름돋는 정신세계. 

서양의 스릴러, 범죄소설은 많이 읽어봤지만 한국형 범죄수사 소설은 처음인 것 같다. 현직 형사님의 경험이 실려있는 만큼 작품은 실감나게 처참함이 연상되고 거리를 다니기조차 무서워진다. 서양의 총,폭탄이 아닌 한국의 범죄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칼, 망치라 더욱 익숙했다. 

불우하고 학대받은 어린시절이 비뚤어진 계기일 수 있으나 그들의 범죄가 결코 동정받을 수도 용서될 수도 없다.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을 죽인 유영철은 사형을 선도받고 현재도 복역 중이며 더 이상 살인을 할 수 없어 아쉽다며 조금의 뉘우침도 없었던 정남규는 감방에서 자살했다고 한다. 정남규의 행동은두고 프로파일러들은 더 이상 살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살인한 것으로 본다고 한다. 범죄의 피해자가 된 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며 범죄없는 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