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카 고타로의 신작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이 출간되었다. 기발하고 엉뚱함 속에 생각 할 뭔가를 던져주는 그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준비했을지?? 질문처럼 던지는 책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펼친 작품 속에는 상상되지 않는 불합리한 사회와 그 속에서 활약하는 영웅이 등장한다.    

 

중세에 이루어진 마녀사냥은 죄가 없음에도 마녀로 지목당해 죄를 인정하면 화형 또는 참수에 쳐해지고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끔찍한 고문을 당하게 되는데 결국 지목당하는 순간 어쩔 수 없는 결과를 만나야 한다. 이 소설 속에 중세와 비슷한 사회가 등장한다.

'평화경찰'이라는 조직이 존재하고 그들에 의해 '안전구역'의 주민들이 통제된다. 그 곳에서 '위험인물'로 지목되어 죄가 인정되면 공공장소에서 공개적인 참수를 당하고 인정하지 않을때는 끔찍히 고문에 시달리는데 문제는 '위험인물'로 지목된 시민들 중에 억울하게 당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내가 살기위해 타인을 고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잡혀 와 죄를 인정하지 않는 '위험인물'에게 '평화경찰'은 묻는다.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그럴 수 없으니 죄를 인정하라는 것인가!! 그런 불합리한 사회에 어느 날 검은 색 모자와 의상을 입고 페이스 마스크를 한 채 목검을 들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시민을 구해주는 영웅이 등장한다. 간간이 등장하던 그 영웅은 또 다시 고문을 행하는 '평화경찰'앞에 나타나 시민을 구해내고 사라진다.

검은 옷의 인물을 잡기 위해 도쿄에서 새로운 수사관이 파견되고 검은 옷의 인물을 '정의의 편'이라 부르며 도움을 주었던 상황,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의 공통점을 추적해가지만 공통점을 찾기는 쉽지않다. '정의의 편'이 사건현장에 던지고 간 골프공 모양의 검은 구슬이 자석이었음을 알게된 '평화경찰'은 조사과정에서 떠오른 용의자를 잡기위해 함정수사를 파는데...

'평화경찰'의 수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예상하지 못했던 '정의의 편'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그가 생각한 원칙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OOO이었다. 좁혀오는 수사망과 '평화경찰'의 함정수사 속에서 그는 자신의 원칙을 향해 움직이고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초반에 납득되지 않는 억울한 사회에 어리둥절하고 분통터지다 영웅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맞춰가는 앞뒤 이야기에 흥미진진해진다. 이 작품을 읽으며 끔찍한 기억을 남겨줬던 어떤 사건이 떠올랐는데 후기를 보면 작가님 역시 2015년 그 사건의 영향을 받아 작품을 구상한 것 같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회가 과장되었지만 지구상에 비숫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사회가 있는 만큼 상상 속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읽기 전에는 몰랐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책 표지 안에 담겨있는 모든 것들이 제목과 '정의의 편'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 의미들이 더욱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