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남자의 눈빛과 건조한 제목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지 아마존과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영화화가 결정됐다는 이 스릴러가 궁금했다. 남자의 얼굴 안에 그려져있는 숲속은 책을 덮을 때쯤엔 많은 비밀과 어둠을 간직한 공간으로 남겨진다.

포크는 오래전 친하게 지냈던 루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20여년 만에 고향 키와라를 방문한다. 사상 최악의 이상기온으로 모든 것이 말라있는 작은 마을 키와라에서 아내 캐런와 아들 빌리에게 총격을 가하고 본인은 자살한 사건이 일어났는데...범인이 바로 루크이다. 

20여년 전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결코 돌아오고 싶지 않았던 이곳에 루크 아버지의 한마디에 이끌려 온 포크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줄 것을 부탁하는 루크 아버지로 인해 쉽게 돌아갈 결정을 하지 못한다. 우연히 만난 키와라의 경관 라코는 루크의 집에서 발견된 총알과 사건에 사용된 총알이 다르다는 점과 범행대상이 모든 가족이 아닌 아기 샬럿은 살아남은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 아무것도 증언할 수 없는 살럿은 결코 목격자가 될 수 없는데... 결국 포크는 남기로 결정한다.    

20여년 전 루크와 포크 그리고 그래천과 엘리... 함께 어울리던 그들은 묘한 감정들을 나누며 지냈던 중 엘리가 익사된 채 발견되는 사건이 터진다. 엘리 사건날의 알리바이를 거짓말한 루크와 포크...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과거 엘리의 사건과 현재 루크의 사건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비공식적으로 시작된 라코와 포크의 수사는 작은 마을 키와라에 잔잔한 파문들이 퍼져나가고 누군가는 포크에게 돌아가라는 경고와 협박을 남긴다. 20여년 전 사건을 기억하는 포크와 남아있는 사람들을 통해 용의자들이 떠오르는 가운데 먼 과거 속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들려준다. 엘리의 사건의 진실은...루크 사건의 진실은...20년의 시간을 두고 벌어진 두 사건의 진실은 서서히 드러난다.

잔잔하게 흘러가며 과거와 현재 사건의 용의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차례로 옮겨가다 후반부에 이르러 의외의 범인을 발견하게 된다. 스릴러 소설에서 누가 범인일지 의심하며 읽는 만큼 앞서 눈에 밟혔던 한 줄에 의심했던 그 사람이 바로 범인이었다. 왜 루크와 캐런과 빌리가 살해당했는지 왜 샬럿이 살아남았는지...그리고 엘리의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모든 사건이 밝혀지고 씁쓸할 포크의 마음이 이해되면서 밝혀진 진실로 20여년의 시간동안 말라있던 마음이 조금은 해갈되었으면 한다.

기자였던 작가님의 첫 번째 소설이라는 '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묵묵하고도 사리분별있게 상황을 밝혀가던 포크의 활약은 다음 작품에서도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