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묵의 <새로운 인생>

책은 <새로운 인생>을 잃어버린 낙원을 향한 동경을 그린 마법같은 소설이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책 첫머리에 ‘어느 날 한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첫 장에서부터 느껴진 책의 힘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내 몸이 않아 있던 책상과 의자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정도였다.’

새로운 인생에서 작가 오르한 파묵은 사실주의적이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인 표현으로 작품을 일관성있게 이끌고 있다.

특히 모든 상황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또 생각의 흐름에 맞춰 표현하는 능력이 실감나게 사실적이다.

이런 표현을 읽다보면 내가 어떤 장면을, 어떤 상황을 읽고 있었는지 놓쳐버리는 때가 가끔 있었다.

주인공의 여행과 버스사고로 죽음을 목격한 그의 생생한 표현과 느낌의 흐름이 압도적이다.

대부분의 소설들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지만 <새로운 인생>은 과연 이야기의 흐름뿐만 아니라 이미지의 전개라는 독특한 모티브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이 소설에서 여주인공 ‘자난’은 터키에서 신적인 존재, 성적인 존재, 천사의 성스러운 존재를 의미한다.

특히 터키에서는 캐러멜과 껌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 이 소설은 전통적인 서사체로 묘사돼 있다고 해서 독자들과 어떤 친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평가하지만 결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고 세밀하고 사실적인 반면 이런 상황들과 이미지들을 글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그리고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진행되는 이야기, 여행 등을 통해 우리들이 진정 찾아야할 새로운 인생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