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 제목이 <바벨의 개>일까?

인간의 어리석음, 우둔함을 비유한 건 아닐까?

 

이기심과 욕심으로 바벨탑을 쌓으며, 하늘나라로 올라가려 했던 인간들.

신을 부정하고 신을 만날 수 있다는 어리석음이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됐던 사람들.

작가 캐롤린 파크허스트는 주인공을 바벨로 비유했는지 모르겠다.

책에서

아내가 떠났다. 내 곁에는 그녀가 키우던 개, 로렐라이만 남았다.

"왜 소중한 것은 사라진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것일까?"

라는 카피가 유독 눈에 띈다.

이 책 <바벨의 개>는 사랑하는 아내를 갑작스런, 믿기 어려운 사고로 떠나보낸 한 남자가 사건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알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과 아내와 함께 키우던 개 로렐라이에게 말을 가르치면서 아내의 죽음의 이유를 파헤치려는 주인공을 통해 애틋한 사랑과 그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통한 빈자리에 대한 애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한 남자의 뒤늦은 고백을 들려주며 우리에게 사랑에 휩싸인 사람들이 겪는 비밀스러운 순간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게 한다.

또 아내와의 만남, 데이트, 결혼에 대한 추억을 되짚어 보는 과정에서 아내에 대한 사랑, 그리고 주인공의 어리석음과 깨닫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개에게 말을 가르치면서까지 아내가 왜 죽었는지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때늦은 후회로 미안함과 사랑을 다시 한번 발견하려 한다.

이 전개 과정에서 모든 부부들이 느끼는 서로에 대한 소중함,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크나 큰 사랑 등을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 <바벨의 개>는.

왜 주인공은 아내의 죽음을 맞으면서 개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할까?

데드마스크를 만들며 죽음 사람들의 마지막 영혼까지 아름답게 꾸미려고 했을까?

바벨에 비유되는 자신의 어리석음과 우둔함에 주인공은 큰 고통에 사로잡혀 힘들어했을 것이며, 개를 통해서라도 아내의 죽음의 의문을 풀려고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