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한 듯 원만하고 솔직한 듯 속물스러운 중국인

아시아의 용은 한국에서 대만으로 그리고 싱가포르를 거쳐 이제 중국을 빚대어 말한다.  드넓은 대륙과 그곳에 사는 천문학적 인구를 볼 때 '용'의 비유는 무색하다. 

중국민족은 전통 한족을 비롯해 수백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상상이외의 인물들도 많고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의 중심이 되는 나라다.

마오저뚱이 공산당 정권을 잡고 그 당시 소련에 이어 제2의 공산국가의 면모를 갖췄던 중국은 덩샤오핑 이후 황금시대를 맞이했으며, 그가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한 이후 자유경제체제를 받아들이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해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은 '티벳 분리독립'이라는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어 골치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책 <이중텐, 중국인을 말하다>는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 이중텐은 중국내에서 '역사의 대중화'를 꽃피운 인물로 '이중텐 현상'이라는 말까지 유행시켰다.

그가 본 중국과 중국인이 500여쪽에 달하는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중국인들은 강직하면서도 원만하고 솔직하면서도 속물스럽다고 저자는 표현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중국인들을 살펴봐야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음식,체면,가정,결혼 등 9가지로 본 명쾌한 해석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인들의 음식, 의복, 체면, 인정,단위, 가정, 결혼과 연애, 우정, 그리고 한담 등 모두 9가지로 중국인을 분석했다.

예로부터 중국은 사천성, 광동성 등 지역마다 요리로 유명하다. 그리고 그들은 대륙사람들처럼 손이 크다. 즉 음식에 있어서는 후하고 풍성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중국인들이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하늘'이라고까지 여기는 것은 아마도 상당 부분 배고픔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저자 역시 중국의 음식을 이렇게 해석해 놓고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 함께한다는 것, 함께 나눈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중국인들. '만만디'의 대표적인 예로 비춰지는 중국인들은 체면을 그렇게 중요시 한단다.

그래서 의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유행에는 민감한 것이 중국인들의 속성이다.

저자는 "뇌물은 혐오해도 받지 못하면 나만 홀로 바보가 된다는 이상한 공평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국인이다"고 할 정도로 체면과 자기의식이 강하다. 시셈도 강하다.

결혼과 가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매맞고 사는 남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집안일을 도맡아하는 남편들.

북방과 남방 민족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렇듯 이 책은 중국과 중국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역사속에서 발견하는 중국인들의 성향이 이 시대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넓은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수많은 중국인들의 수수께끼 

드넓은 땅덩어리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은 대륙의 민족처럼 그 마음도 넓고 크다. 사실이다.

음식을 남기는 한이 있더라도 간단한 식사에도 한상 가득 차려야만 체면을 차렸다는 중국인들.

그들은 옷차림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검소함이다. 가난한 나라의 오명을 아직 벗지 못했지만 검소함이다.

이 검소함속에는 시셈이나 남들에게 자신이 초라해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강직함과 원만함, 솔직함과 속물스러움을 대조시켜 중국인을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인의 수수께끼는 무엇일까?

아마 허술하고 어눌하고 말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그들의 성향이 바로 우리가 찾는 중국인이 아닐까?

자기것을 빼앗기기 싫어하고 밑지지 않기 바라며, 공짜는 남들보더 더 많이 얻으려는 마음.

이 책속에서 난 중국인을 만났다.

그것도 낯선 중국인을 만났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친근감을 느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