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과 아동들을 생각하면 동물복지라는 개념은 다소 사치스럽게 느껴지며 표현이 생소하고 낯설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물복지란 자연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이 아닌 농장동물, 전시동물, 반려동물, 실험동물처럼 인간을 돕고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 잇는 규칙과 제도를 말한다.

이 책에선 농장동물인 소, 돼지, 닭처럼 우리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동물, 묘기와 재롱으로 인간을 기쁘게 해주는 전시동물인 돌고래, 유인원, 코끼리, 반려동물, 의약품 독성테스트용인 실험동물들의 처우와 고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 동안 잘 모르던 동물들의 현실들을 알게 되며 동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방지하는 생태 통로를 제외하곤 비야생동물의 보호법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으며 영국이나 유럽연합 같은 선진국의 수준 높은 동물보호의 법제화의 사례들을 들고 있다.

그러나 서구유럽에 대한 지나친 환상은 금물이라고 생각된다.

조류독감이나 광우병의 최초 발생지는 모두 서구유럽이었고 더 많은 소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숲을 없애며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다국적 기업들을 보유한 국가들은 여전히 유럽과 미국이 중심임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나 일부 아시아 아프리카가 유럽의 동물법을 쫓아가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 나라는 공장식 가축의 역사가 길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동물에 대한 연민과 동물보호운동에 앞장서는 저자는 영국이나 유럽연합에 비해 걸음마 단계의 국내 동물보호법과 낮은 의식수준을 자꾸 비교해서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오히려 동물복지를 빌미로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이 낮아 법이 정비되지 못한 국가들을 상대로 경제적인 제제를 할까 심히 우려된다.

또한 지구의 환경악화와 기상이변 및 산업계발로 야생동물의 먹이 및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는데 야생동물이 인간의 통제에 진짜 자유로운지도 잘 모르겠다. 개체수가 급속하게 줄어들며 멸종되는 야생동물들을 생각하면 결국 본질적인 부분으로 돌아오게 된다.

팽창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은 그대로 둔 채 동물보호에 관한 특별법만 자꾸 만들어 규제하는 게 옳은 일일까?

동물들의 최소한의 돌봄은 성숙한 시민의 미덕이 아닌 지구 생명체의 공멸을 멈추기 위한 하나의 제동일 뿐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의 대부분은 동물에서부터 온다. 그 동물의 환경의 조건이 열악할수록 우리의 건강도 안전할 수 없으며 우리가 동물을 대상화하여 물건처럼 함부로 다룬다면 인간을 포함하여 생명체에게 그렇게 대하기가 쉽다.

아이의 꿈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고 지키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코끼리자연공원에서 직접 자원봉사를 체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아이의 꿈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다.

저자가 예술가면서 동시에 동물 보호가라 동물의 자유에 대한 아름답고 섬세한 노래들을 만나게 된다.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저자의 노래와 글은 성인과 아동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설득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