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파스	2016.08.23
어른이 되어서도 장난감을 놓지 못하는 무의식적 이유 박규상지음

많건 적건 간에 대체로 과거에 있던 어떤 다른 이야기에 덧쓰여 자신의 이야기를 형성한다

-강상중의 구원의 미술관 중 인용

우리가 좋아하는 장난감은 순수한 개인의 취향일 뿐일까? 많은 아이들이 테디베어를 좋아하고 아동부터 성인까지 레고에 홀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장난감에 담겨있는 인간의 욕망과 무의식을 신화로 풀어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장난감에 들어있는 상징을 신화로 풀어내고 있다.

어린아동이 있을 경우 한 개는 반드시 있을 법한 테디베어로 아시아의 곰신화와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새롭게 풀어낸다.

환웅이 자신의 배우자를 만들어내는 배우자 만들기의 이야기로 인문학적으로 새롭게 접근한 풀이는 매우 신선하며 호랑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들을 꽤 설득력있게 풀어낸다.

인간과 자연을 매개했던 곰, 여성성의 원리르 상징했던 곰이 환웅에게 선택받을 수 밖에 없음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요즘 레고는 테마가 정해져있어 그 테마에 맞게 피스들로 구성되어있지만 부수고 다시 만들 수 있으며 매니아 층까지 형성된 레고의 파괴와 창조성과 관련된 신화들을 보여준다.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와 유사한 홍수설화와 신화들을 다양하게 소개하며 그 속에 내포된 파괴를 통한 새로운 창조적 세상에 대한 은유들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추억의 뱀주사위놀이편에선 악마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공포의 대상물이 뱀의 이미지가 고정화된 이유를 그리스 신화와 성서를 통해 밝히며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신화에선 신격인 존재이며 의료의 상징이며 허물을 벗고 재생하며 풍요와 생명력을 관장했던 뱀의 지위가 격하되고 악막의 상징으로 변형되었는지를 애니미즘의 약화와 유일신이며 인격신을 숭배하는 문화가 우위설로 설명한다.

성냥과 라이터로 불장난에 내포된 금기와 인간이 불을 가지게 된 신화를 통해 불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새롭게 알 수 있다.

불은 빛과 어둠을 가르는 인식의 틀이며 보이지 않던 것을 밝혀줌으로 지식, 지혜를 상징하고 인류는 불을 사용하여 화식을 먹고 칼과 같은 도구를 제련기술을 통해 단단하게 만들고 무기들을 만들어 신화에서 벗어나 인류의 문명을 만들어왔음을……

인류의 문명사에 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인간이 불을 획득하는 신화들을 통해 알게 된다.

명화와 함께 그리스 신화부터 잘 알지 못했던 전세계 신화들을 새롭게 만나며 인류의 문명에는 비슷한 모티브의 신화들이 존재해왔음을 통해 우리의 무의식에 들어있는 공통적인 원형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른이되어서도장난감을놓지못하는무의식적이유, 팜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