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책	2013.2.27
카프카의 서재 김운하 지음

청소년기때 부모의 갑작스런 부재로 삶이 한 순간에 바뀐 저자는 자신의 존재 의미와 삶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던지며 수수께끼를 풀어가기 위해 책을 읽었다.

나는 솔직히 책 그자체가 사람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만약 책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면 세상엔 변화로 넘쳐 나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 현대인들이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공허하고 외로운 것 같이 가벼이 살짝 스쳐 지나가서는 결코 변화할 수 없다. 삶이 위태롭고 힘들 때 삶을 중단하지 않고 지탱시키게 해주었던 한 권의 책을 만나면서 책에 몰입하게 되었고 반복읽기를 통해 자기 이해에 다다르는 여정에 이르게 된다. 저자는 깊이 읽기의 기술인 리리딩(다시읽기)을 통해 자신의 의식적 성장의 단계들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진정한 기쁨은 처음 읽을 때가 아니라 다시 읽을 때, 그리고 거듭 반복해서 읽고 또 읽을 때 찾아온다” 본문 250쪽

저자의 책읽기는 생존의 투쟁 같은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그는 한 권의 책으로 변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삶이 붕괴되는 심적 고통을 견디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려고 애썼던 저자의 삶의 기록이며 텍스트와 저자의 진지한 대화이다.

저자는 삶의 고통에서 실존적인 자신을 자각하여 세상에 던져진 자신의 운명을 알기 위해 고전들인 철학과 인문학들을 깊게 읽고 사색해왔다.

소포클레스의[오이디푸스왕]을 통해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근원적인 어리석음- 실수를 저지르고 과오를 피할 수 없으며, 자기 미래에 관해선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존재임(p55)을 보여준다.

현재를 살아가지만 현재가 갖는 의미를 현재 속에선 정확히 알 수 없는 인간의 불투명한 삶의 모습에 휩쓸려가지 않고 부딪치며 끊임없이 투쟁해온 카뮈와 카프카의 문학으로 보여주며 그 삶을 유지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들을 저자만의 새로운 견해를 보태서 사유하고 있다.

저자가 다시 읽기를 반복했던 책들을 나도 읽고 싶어진다. 저자는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서 책을 읽어왔기 때문이다.내 마음에 스쳐 지나갔던 밀란 쿤데라, 카프카의 작품들, 고전이지만 들어만 보고 읽어 보지 않았던 작품들을 진지하게 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며칠전에 읽었던 [리리딩]이란 책으로 다시 읽기의 중요성을 느꼈다면 [카프카의 서재]에서 저자를 정신적으로 강인하게 단련하게 해준 고전들을 읽고 싶다.

 

카프카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