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ebap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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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냄새 가족 정체를 밝히다! 사라 아고스티니글 마르타 투냉 그림

똥냄새 가족은 왜 이렇게 더러움을 즐길까? 깨끗함과 에티켓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의 엽기적인 더러운 행각에 어떤 사유가 있는 건 아닐까? 어릴 때 병적으로 깨끗한 부모 밑에서 상처를 받아 변한 걸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가족의 정체를 밝히는 새 책이 나와서 얼른 아이와 함께 읽어 나갔다.

똥 냄새 엄마와 똥 냄새 아빠가 서로의 더러움에 찡~ 반했다. 그 둘이 사랑에 빠지자 주변 공기와 더러움은 시너지 효과를 낳아 온통 똥 냄새로 그득하다.

그들이 왜 그토록 더러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미 더러운 사람끼리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그마치 8명의 유독 더러운 별난 아이들을 얻는다.

이 번 시리즈에선 아빠 엄마의 가계도와 똥 냄새 가족의 일상의 생활모습을  독자들에게 폭로하고 있다. 똥 냄새 가족이 한 번 지나가면 사람들이 도망가고 향긋하고 깨끗했던 장소는 시궁창으로 변한다.

똥 냄새 가족들에겐 규칙을 무시하는 무법에서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들이 그렇게 더러운 건 이상한 생활규칙을 착실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규칙은 우리가 평소에 ~하지 말라는 걸 착실하게 하면된다.

언제나 손을 씻지 않고 퀴퀴하고 구린 초록 방귀 냄새를 풍기고 음식을 입에 넣고 우걱우걱 소리내지 못하면 밥을 먹지 못하는 이상한 규칙 말이다.

똥 냄새 친구들과 깨끗이 친구들을 비교하는 페이지도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향기남 레오, 완벽이 토니, 이쁜걸 데아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지나치게 깔끔 떨어 정나미가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특히 향기남 레오는 멋지다기 보다는 아이답지 않아 재수없어 보인다. 반면 똥냄새 친구들은 더러움에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해 보이니 정말 이상도 하다. 나도 모르게 똥냄새 가족에게 동화되었나?

모든 가족들이 더러움을 즐기며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간다. 만일 가족 중에 한 명이라도 달랐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라고 부모가 더러우면 아이들이 부모를 닮는다는 걸 확실하게 배운다.

이 그림책 참 특이하다.

정말 더러운데도 이 가족의 이야기가 너무도 유쾌하고 재미있다. 항상 즐겁게 더러움을 만끽하는 그들의 익살과 단란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더러워도 행복하게 잘사는 똥냄새 가족의 이야기는 아이와 나를 웃게 만든다.

~하지 말라는 금지어가 없이도 병으로 고생하는 그림 한 장 없어도 우리와 반대로 생활하는 뒤죽박죽 똥냄새 가족 덕분에 아이들은 더욱 깨끗하게 씻고 싶어한다.

마지막 뒷장에는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수록되어있는데 게임이 책의 내용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냄새 흉내내기라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