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작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나는 그녀가  ’진보’라는 가치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가벼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또한 그녀의 결혼과 관련한 스캔들은 묘한 질투심을 야기하며 ’공지영은 가짜’라는 편견에 빠지게 했다.  그러고보면 나도 참 쪼잔하고 아집에 가득한 사람이다. 그녀에 대한 편견이 없어진 건 이 작품 때문은 아니다. 가장 최근에 출판된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 나는 그녀를 오해했던 나를 반성했었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가 극찬과 함께 선물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나는 영영 공지영 작가의 글은 읽지 않았을 것이다. "지리산 행복학교"를 읽고나니 부끄럽고 미안하게도 ’공지영은 진짜’라는 답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다시 그녀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에 자리잡은 왕년의 베스트셀러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나는 이제야 읽었다. 

  내가 ’공지영은 진짜’라고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중이 공감하는 지점에 삶의 본질을 담고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은 삶의 모방이 아닌 본질을 멋진 문장으로 표현하며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이 작품 또한 같은 선상에 존재한다. 저자는 딸에게 매주 화요일마다 편지를 썼다. 그 편지글을 토대로 한 권의 책으로 구성한 것이 바로 이 책인데 누군가는 저자와 함께 이 편지를 보내고, 누군가는 딸 위녕과 함께 이 편지를 받으며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가치인 ’공감’과 ’위로’를 이 책은 백이십퍼센트 발휘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에 깊이 흔들린 것은 이 책의 내용이 삶을 더 살아온 엄마로서 딸에게 보내는 단순한 격려의 미사여구가 아니라 ’좋은 책’.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와 그것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삶을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름 휴가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작품들을 한보따리에 짊어지고 가  어느 시골의 개울가 나무 그늘에서 읽을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상상을 하며 흐믓했다.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이 많음을 알려주고 있어서 이 작품은 점점 세상을 비관하게 되는 나를 위로한다. 아마 다른 누군가는 다른 어떤 내용에서 인간이기에 살면서 겪게 되는 고통에 대한 위로 한 점을 이 책 속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가슴에 남는 문장들이 참 많다. 그 중 이 책의 제목,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담고 있는 무한한 절대적 지지에 처음부터 ’쿵!’ 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 내게 그런 이가 있던가. 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던가. 그 문장의 본래 주인은 문화인류학자 맥팔레인으로 손녀 릴리가 두려움 없이 미래를 꿈꾸기를 희망하며 그 글을 남겼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가치관 속에 담고 있던 몇 가지의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공부 잘하는 사랑하는 조카 현준이가 동물조련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그 꿈을 존중하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달까. 삶의 진정한 가치로움이 어디에 있으며,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지에 대한 상이 이 책을 읽으며 새삼스레 그려진다.

  오늘 아침 출근 길에는 이 책 속의 소제목들 중 마지막 편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 는 탈무드의 문장에 번뜩 지나갔다. 겨울 지나고 봄을 통과하고 초여름을 맞은 세상의 연두 잎들이 뽀송뽀송한 걸 보니 정말 천사가 풀잎까지도 응원하는 듯 하다. 공지영의 이 책은 고단한 삶에 섬광같은 문장들을 던지며 열심히 우리의 삶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