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애인 신드롬이 있었다. 국민적인 논란을 일으켰던 드라마를 통해서 너도 나도 애인 만들기 붐이 일어났었다. 지금도 이런 분위기는 유효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결혼한 사람이 애인하나 없으면 무언가 잘못된 것 인양 생각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마치 결혼 생활에 충실하고 아내나 남편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이상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그래서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이상하고, 비정상적으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우리는 결혼한 남자나 여자가 애인이 있는 것이 오히려 당연시 되어버리는 사회풍토 속에서 살고 있다. 들은 이야기이지만 남편이나 아내가 혼외관계를 맺고 있으면 핸드폰을 감춘다고 한다. 혼외관계를 맺고 있지 않을 때는 테이블에도 아무렇게나 올려놓고, 자유로운데 그렇지 않을 때는 비밀번호로 잠금해 놓거나 메시지 등을 볼 수 없도록 해 놓는단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그 심리가 궁금했고, 관심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혼외관계심리를 파해진 당신도 모르는 비밀이라는 이춘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접하게 되었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왜 혼외관계에 빠지게 되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혼외관계를 경험한 경험자들을 통해서 그 심리를 돌출하였기 때문에 심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탁월하다고 하겠다. 혼외관계에 빠진 남자 4명과 여자 4명의 경험에 대한 설문을 통해서 그 이유와 혼외관계 경험의 과정과 구조를 이해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역기능적인 성장배경이나 부부관계에서 정서적인 소통의 역기능적인 관계 속에 있었고, 그런 요소들이 중년기의 변화과정 속에서 혼외관계로 발전 되었다.

 

중년기를 제 2의 사춘기라고 하는 것을 보면 변화의 시기인 것 같다. 결혼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중년기를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겪고 그런 변화 속에서 자신의 성장과 현재의 삶의 역기능적인 요소와 맞물리면서 혼외관계라는 일탈을 시도한 것이다.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혼외관계라는 일탈을 시도하지만 근원적으로 만족할 수 없음을 자각한다는 것이다. 중년기가 맞는 변화에 대한 대안으로 혼외관계를 맺지만 어느 정도 채움을 경험할지 모르지만 근원적인 대안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죄책감과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늘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생활이 되고만 것이다.

 

이춘씨의 박사학위 논문인 당신도 모르는 비밀은 혼외 관계를 경험한 중년기 대상자의 심충적인 경험과정이 어떠한가를 이해하고 실제이론을 제시하기 위하여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혼외관계 경험과정의 중심적인 현상은 공허감 충족대상과 관계 맺기 라고 돌출해 냈으며 그 범주로는 공생적 관계 맺기를 위한 대상추구로 분석하였다. 혼외관계 과정을 보면 접근기, 밀월기, 현실인식기, 이중 구속기, 재구조화기의 5단계이며, 혼외관계유형을 보면 탐닉형, 몰입형, 탐색형, 회복형의 4가지 유형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계속해서 들었던 생각이 성장과정의 원가정이 중요하다는 것과 결혼한 부부의 정서적인 친밀감속에서 결혼생활을 누리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역기능적 원가정은 결혼생활의 역기능으로 나타나고, 그 역기능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또 전가됨으로 계속적인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건강한 가정, 건강한 부부생활 속에서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삶이라는 결과가 주어질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