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비밀이라는 것을 좋아한다. 조그만 연관성이 있어도 궁금해 하고, 파헤쳐 보기를 좋아한다. 나 또한 단테의 비밀서적이라는 책 제목을 들을 때부터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다. 나는 아직 단테의 신곡이 천국편, 지옥편, 연옥편으로 되어 있다는 정보밖에는 없다. 아직 단테의 신곡을 읽으려고 시도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단테의 신곡이 수세기 동안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많은 유럽인들에게 중요한 책이고, 익히 들어서 한번 읽어보고자 했지만 읽지 못한 책이다. 그래서 단테의 신곡이 워낙 유명하기에 단테의 비밀서적 또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나의 예상처럼 읽는 내내 나 나름대로 추리해 나가면서 책 읽는 재미에 빠졌다.

 

단테의 비밀서적은 단테의 죽음의 진실과 단테의 신곡인 천국편에서 사라진 시편의 마지막 열세곡을 찾아 떠나는 역사추리소설이다. 단테의 죽음과 신곡의 마지막 열세곡의 시편의 행방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단테가 적어놓은 9음절 시에 대한 암호를 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한다. 암호를 풀어나가던 그들은 숨겨진 메시지에서 언약궤라는 단서를 찾아내게 된다. 하나 하나 파헤쳐 나가는 재미는 양파 껍질을 하나 하나 벗기는 것과 같은 신비로움이다. 사실, 의문은 또 다른 의문을 낳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단테의 전문가로서의 연구 성과와 함께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연구와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독자들로 하여금 잡게 만들었다. 신곡에 감춰진 암호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린 단테의 비밀서적은 저자가 단테의 전문가로서 저자 자신이 단테의 신곡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역자 후기를 보니까 저자인 프란체스코 피오레티는 단테의 도시 피렌체에서 단테를 전공한 뒤 20여년째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는 이태리 최고의 단테 전문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 저자의 단테 연구의 깊이와 전문가적 지식에 의해서 이런 탄탄한 구성 속에서 거대한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단테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었기에 오늘날 단테의 비밀서적이 탄생할 수 있었고,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게 상상력과 함께 거대한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만약 독자인 내가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단테의 비밀서적이 어떻게 다가 왔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왜냐하면 단테의 비밀서적은 신곡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쳐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인 나에게 단테의 신곡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재미가 배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운 생각을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