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한번쯤은 교회에 다녀본 사람들이 대한민국 안에는 가득하다. 또한 한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주일마다 교회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참 많은 것 같다. 요즘 수평이동도 많고, 선택적으로 자신들이 맞는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씁쓸함과 함께 왜 이렇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중에 하나가 교회가 교회답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의 교회와 성도들은 찬밥취급을 받는다. 그래서 벽수씨의 교회 원정기는 오늘날 교회의 아픔이고, 성도의 아픔이자 하나님의 아픔임과 동시에 희망의 불씨를 보게 만들어 준다.

 

벽수씨의 교회 원정기는 예수는 믿어도 교회는 싫다던 벽수씨가 마침내 나들목 교회에 꽃힌 이야기를 통해서 오늘날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실제로 벽수씨와 같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가 예수는 좋고, 예수의 가르침은 좋은데 교회는 싫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싫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벽수씨의 교회 원정기에 나오는 벽수씨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아마도 교회 안에도 이런 고민들을 가지고 갈등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벽수씨의 교회 원정기는 교회에 정착하지 못한 그가 나들목 교회에 참석해서 정착해 가는 여정과 함께 나들목교회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책 안에는 나들목 교회에 출석해서부터 훈련을 받고, 가정교회와 사역에 참여하는 그 여정 속에서 그가 들었던 마음과 반응 그리고 회의와 냉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하는 그런 마음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나벽수씨와 하나님과의 대화가 마지막으로 그려지고 있다. 어떻게 그가 모든 것을 극복하고 나들목교회에 정착할 수 있게 되었을까?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 해답이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하나님의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추구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세워나가고,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데 있다. 나들목교회가 세워질 때 벤치마킹한 교회가 바로 사도행전에 나오는 안디옥교회란다. 이 땅위에 이런 교회를 세워서 세상의 찾는 이들을 품고, 교회 공동체에 상처입고 절망한 사람들을 소생키시기를 꿈꾸는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갔기 때문에 벽수씨가 나들목 교회에 꽂힌 것이다 그래서 책 마지막에 현재 나들목교회는 공사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가 하나님이 세우시기를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계속해서 공사중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교회에 절망하고, 회의가 든 나벽수씨와 같은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을 까? 또한 이 땅에 교회가 오늘날처럼 신뢰받지 못하는 늪에서 헤어 나오지 않을까? 라는 마음과 함께 희망과 기대를 품게 된다. 나벽수씨와 같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교회, 세울 수 있는 교회가 이 땅에 많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