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의 계약”이라는 다소 무거운 책 제목에 호기심을 갖게 되어 책을 신청하게 되었고,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저자에 대한 약력을 살펴보는 편인데, 이 책에는 저자에 대한 아무런 기록이 없었고, 저자의 이름 또한 본명이 아닌 필명일 것이라는 추축 외에는 그 어떤 정보도 나와 있지 않은 점이 참 흥미로웠다. 프롤로그에서도 저자는 마치 누군가에게 쫒기는 심정으로 이 책을 쓴 것처럼 보였고, 또 어떤 불안감 내지는 두려움도 읽을 수 있었다. 독자의 심정에서는 그런 부분이 더 궁금증을 자아내었고, 계속해서 책을 읽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주로 짧막 짧막한 단락형태로 되어있으며, 주로 저자의 어린시절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자서전 형태로 씌여 있었다. 자라는 가운데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던 많은 사람들에 대해 기록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느꼈던 저자의 심리상태와 신앙력 등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초반에는 마치 한 사람의 일대기를 접하는 듯 다소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점차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저자가 신께 약속을 하게 되면서 대학에 합격하게 되고 신의 약속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의 길을 가게 되는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이 청년이 의학도의 길을 가는 동안 그에게는 뜻하지 않는 음성들이 들리게 되고,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지만 그 음성대로 되어져 가는 상황 속에는 그는 두려움과 극한 불안 등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음성에서 들리는 메시지를 쫒아가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속에서 반대로 가게 되는 자신의 상황 속에서 고뇌와 번민을 느끼기도 한다.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는 이 사건 속에서 그는 점차 신의 존재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게 되고 믿음을 가지게 된다.

 

나는 2권여에 이르는 이 책을 다 읽는 지금도 사실 저자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 다소 흥미로웠던 점도 있었지만, 어쩌면 그것은 신의 언약이나 계시가 아닌 자신의 내면의 소리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안타까웠던 점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채 끝내 등을 돌려야 했던 저자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드는 마음은 과연 신께서 그가 그러한 길을 가도록 했을까? 하는 마음이다. 아직까지도 저자의 의중이나 마음을 완전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아무쪼록 이 책의 집필을 통해 저자가 마음의 평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다소 어렵지만, 새로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