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고등학교 때까지 시골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 교회이야기가 생각난다. 시골에 있는 교회이기에 단강에 있던 교회이야기와 내용이나 느낌이나 분위기가 똑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거대한 행사가 없고, 오늘날처럼 많은 이벤트가 없어도 재미있고, 정겹고, 즐거우면서도 정감이 넘치는 그 때가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어린시절 교회 이야기와 작은 교회 이야기에 나오는 단강의 이야기는 오늘날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이야기인 것 같다.그래서 더 그리운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 이전의 분위기는 온대간데 없고, 새로워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때가 더 좋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책 제목은 작은 교회 이야기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그 어떤 것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거나 모자라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이다. 단강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교회이야기인데 전혀 교회이야기 같지 않으면서도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진한 감동과 사랑이 묻어 있는 소중한 이야기 보타리가 바로 작은 교회 이야기이다.

 

작은 교회 이야기의 저자인 한희철 목사님은 굽이 굽이 들어가도 한 참을 들어가는 단강이라는 마을에 부임해서 그곳에서 15년동안 지냈던 이야기를 작은 교회 이야기에 담았다. 표지를 넘기자 마자 손으로 써서 만든 주보인 얘기마을 주보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손수 한 땀 한 땀 글씨를 써서 주보를 만들었던 지난 이야기는 산 증인이면서도, 오늘에 와서 보면 옛 기억을 떠올리며 벅참 감격을 더 하게 해 준다. 작은 교회 이야기는 소박하고, 부족한 것 투성이인 것 같지만 거기가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화려한 주보와 비교할 때에 거들떠 보지도 않는 보기에 초라할지 모르지만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정성과 사랑이 담긴 너무나도 소중한 이야기들이다. 한희철 목사님도 단강이라는 마을을 처음 갈 때를 가도 가도 나오지 않던 그런 마을로 소개한다. 그런 곳에서 15년동안 목회 했을 마음을 생각해 본다. 그것이 진정 목회자의 마음이 아닐까? 예수님이 원하시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수님이 보내신 곳에서 큰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묵묵히 예수님이 하시기를 원하시는 일들을 감당하는 것, 말이다. 오늘날 목회도 보면 대형교회로 성장해서, 수많은 성도들이 모이는 교회를 담임하는 것을 동경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골보다는 도시를 선호한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작은 교회 이야기는 오늘날과 어울리지 않고, 낯설기만 하다. 그러나 작은 교회이야기는 오늘날 교회를 향해서, 목회자를 향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 유대인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던 사마리아 수가라는 성에 한 여인을 위해서 직접 찾아가셨던 예수님을 생각해 본다. 한 영혼을 위해서 발길을 옮기시고, 찾아가셨던 예수님, 땅끝이라고 할만한 단강에 들어가셨던 한희철 목사님. 이 시대속에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 목회자의 모습, 성도의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