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음앞에서 당당해질 수 없는 것 같다. 지금은 건강한 몸이지만 만약에 내가 죽음을 코앞에 둔 말기암환자라면 과연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처럼 죽음앞에 이토록 태연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 앞에서 어떤이는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또 어떤이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을 하기도 하며, 어린나이에 꿈을 펼쳐 볼 기회도 없이 죽음을 맞기도 하고, 부모를 남겨두고 먼저 떠나버리는 자식이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사연이 눈시울 적시며 가슴을 따뜻하게 했다. 지금의 나는 얼마나 감사를 모르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가정과 건강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연은 주는 기쁨을 알게 된 한 청년의 이야기다. 그는 언제나 세상은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간다고 믿었고, 늘 받는것에 익숙했던 터였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재생불량성 빈혈로 고생하던 한 아이에게 헌혈을 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주는 기쁨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다. 그러던 그가 말기암으로 병원을 찾게 되고 그는 암환자는 아무 장기도 기증할 수 없지만, 안구기증은 유일하게 가능하다며 본인 사후에 안구기증을 원하게 된다. 결국 그 청년은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그의 안구는 다른 어떤이의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춘다는 내용이다.

또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사랑하는 이를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열 번째 이야기이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 3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고, 결혼2년만에 모두의 축복속에 아이를 임신하지만 임신기간 내내 입덧에 시달렸고 유별난 임산부인줄로만 알았는데 아이를 출산한 후에도 가라앉질 않았던 입덧은 결국 위암말기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예쁜 아이와 사랑하는 남편을 두고 멀리 떠나야 하는 아내의 마음... 그리고 그런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남편의 사랑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저리게 하였다. 이런말이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이 오늘은 어떤이가 그토록 살기를 꿈꾸었던 미래였다고...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 하루 하루를 소중히 그리고 겸허히 살아가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고대하고 소망했던 그 하루였을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