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서점에 가끔 가는 편입니다.

신간 구경도 하고 아이들 책도 읽어주고..

아이와 문구류 구경도 하고..ㅎ

 

더위가 갑자기 기승을 부린 어느날..

아이와 함께 가까운 반디앤루니스에 갔는데..

이 책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플랭카드가 붙어 있는데 책은 아직 직원이 가져오고 있는 중인지 그 아래 없더라구요.

박광수씨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흥미가 생겨서 기다렸더랬습니다.

직원이 책을 가져와서 정리하길래 옆에서 한 권 들고 훑어보았지요. ^-^

역쉬~ 박광수..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고, 주문해서 받아보게 되었지요..ㅎㅎ

 

"젠장,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할 걸... ... "

이 말이 박광수씨의 말이 아니라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로

참 책과 내용과 박광수씨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ㅎ

누구나 살면서 단어들, 명사들.. 등등

사전적인 의미와는 다른 속 뜻, 진의, 그 말의 내면 같은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광수씨의 시선과 경험과 삶으로 녹아낸 언어들의 사전이지요.

저도 글 읽는 것, 쓰는 것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 실력이 있으신 분들의 글 읽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내 머리속에서 맴돌기만 할 뿐 근사한 단어 아니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질서정연하게 밖으로 나와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을

작가들의 시선과 말솜씨, 게다가 박광수씨같은 멋진 그림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건

책이 주는 행복, 행운이지요..ㅎㅎㅎ

 

 

 

책을 쓰는 작가가 생각하는 책은..

"참삶의 길을 묻는 자에게 지혜를 가르쳐주는 것" 이라네요.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어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정독하게 되는 책입니다.ㅎ

(저는 약간 활자중독증이 있나봅니다. 책 첫 장, 첫 갈피 작가소개부터 마지막 뒷페이지 추천사까지

글자란 글자는 다 읽어야 그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

"성공"이란 정의를 끄덕끄덕 읽다가

눈에 들어온~!

"읽지도 않은 사람들이 그것을 읽은 체할 때 그 책은 성공한 것 - LA타임스"

정말.. 완전 공감합니다..ㅋㅋㅋ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점에 서서 몇 장, 몇 그림들 넘겨본 후

이 책을 읽었다고, 이 책이 좋더라고들 얘기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삶이 묻어있는 여러 정의 중에 제일 맘에 와 닿은 건 이거였습니다...

 

 

"실패란, 세상살이가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걸 가르쳐주기 위해

신이 인간에게 자주 던지는 물음표.

특이한 점은, 하나의 답만 잘 고르면 되는 사지선다형이 아니라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주관식 문제이기 때문에

예습과 복습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작년 개인적으로 참 힘든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 글.. 참 맘 깊이 공감하며 담게 되더라구요.ㅎㅎ

자주 던진다에 !!! 하게 되지만,

예습과 복습을 하며 지내고 있구나를 깨달았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저도 제 삶을, 주님 주신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거겠지요..ㅎ

 

 

머리를 끄덕이며, 맘에 느낌표를 그리며,

미소를 지으며, 빵 웃음을 터트리며

글과 함께 누릴 수 있는 박광수특유의 재치와 깊이가 있는 만화가 곁들여져서 금상첨화입니다.

 

글들을 읽으면서 박광수씨가 유명인인 덕분에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고 여러 일들을 겪은 덕분인지

사람에 대한 단상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요즘 제 주위의 다양한 사람들을 떠올리면서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글들이 많았는데..

 

 

"삶에 지치고 힘든 때, 찻잔의 차는 반을 마셔도 향기는 그대로다 의 뜻을 가진

다반향초 같은 사람과 마주 앉아서

진짜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다."

라고 고백한 박광수씨의 마음이 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도 사람을 참 좋아하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지내기를 즐기는데..

저부터.. 다반향초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답니다..

참, 맘 따뜻해지는 단어입니다.. 다반향초..

 

 

부록으로 실린 '악마의 아킬레스건' 도 촌철살인적인 작가의 말솜씨를 드러내주고 있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개'를 넣어서 욕은 하지 못할 것 같네요.. ㅎㅎㅎ

 

독자가 만드는 <악마의 백과사전> 행사도 진행되고 있더군요..

요즘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도 접하는 명사들, 단어들, 생각들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나름의 의미를, 재구성, 재창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이많이 생긴답니다.

하지만, 실력이 받쳐주질 않으니 머리속에서 입속에서만 빙글빙글 맴돌고 있지요.

올해말까지 진행되는 이벤트이니

그 안엔 뭔가 하나는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ㅎㅎ

 

아직 박광수씨의 유쾌하고 진실된 표현과 그림을 만나지 못한 많은 그 외의 많은 단어와 생각들이

악마의 백과사전 2, 3, 4, 5... 를 기다리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고 삶과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많이들 제보를 하셨으리라 생각되지만,

145페이지 "불행"편은 사전적인 의미가 "공부"로 잘못 나온 것 같네요. 제 책만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