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의인화하여 생기를 불어넣는 책의 제목.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손이 많다'라는 뜻이 담겨있는 꽃집의 이름인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기계전자공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조합은 그래서 더욱 책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자매가 쓰고 그린 이 책은 아버지께 고마움을 전하며 바친다는 편지 형식의 문구로 첫 장부터 울컥하게 만든다.

첫 독자가 되어 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실 저자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간판조차 없는 꽃집을 운영하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123가지의 소소한 일상들을 친구와 대화하듯 들려준다.

저자의 직업이 플로리스트다 보니 꽃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과 애정이 잘 드러나 있다.

꽃을 주문한 고객들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듣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었다.

꽃이라는 단어가 지닌 향기 가득한 이야기가 책을 채운다.

꽃 자체로도 아름다운 존재인데 그런 꽃을 담은 이야기라니 얼마나 예쁠지 상상이 가는가.

플로리스트의 시각으로 보는 일상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꽃은 받을 때보다 자신이 만들 때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저자의 말이 이해되었다.

내가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것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구.

기억과 추억과 모든 것을 그저 말이 아닌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말할 수 있는 것. -p.54

저자의​ 말대로 그녀는 꽃이 좋아 플로리스트가 되었다.

플로리스트의 역할도 그런 게 아닐까?

삶과 죽음 사이에서, 기억과 추억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해주는 메신저 역할.

꽃은 신의 언어다. 그 언어를 대신 꾸며주며 꽃으로 향기를 전하는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우린 모두 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하고 아름답게 피어나길 소망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수다'의 의미처럼 책을 통해 편안하고 소소한 삶의 위안, 거창하다 떠들지 않는 평범한 위대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