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노트'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 뼘의 글들로 채워진, 1월부터 12월까지 날짜순으로 177개의 진실 또는 거짓말로 구성된 에세이다.

크기는 한 뼘이지만 그 깊이는 한 뼘을 훌쩍 넘어 진한 울림을 전한다.

일상인 듯 아닌 듯 작가가 전하는 글들은 모호한 경계선을 춤을 추듯 넘나든다.

읊조리듯 써 내려간 글은 일기처럼 편안하게 읽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간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잠시 잊고 있던 감정선을 무심하게 툭 하고 건드리기도 하고, 때론 추상적으로 때론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적혀있는 날짜에 맞춰서 작가의 행적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며 더듬어본다.

그녀의 시간들을 되짚어가며 돌아보는 묘미가 있다.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른 채 빠져든다.

그녀의 마음처럼 예쁜 감성을 품은 글들이 종이 위에서 춤을 추는 것 같이, 고운 선을 가진 글들은 찬란하게 빛을 내며 내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겪는 고충이나 작가로서 고뇌에 빠진 모습이 글의 곳곳에 드러나 있다.

녹록지만은 않은 그녀의 삶을 통해 작가에 대한 편견과 오해도 줄일 수 있었다.
결국 그녀도 나와 같은 사람이기에 그런 고민과 괴로움을 안고 사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길 때쯤 어느새 창밖은 고요와 침묵에 휩싸인다. 

그녀가 들려주는 한 뼘의 이야기로 마음의 크기가 한 뼘 더 자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