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요소가 충분히 잠재되어 있다. 이 책을 받았을때 약간 서운한 감이 있었다. 책의 무게가 얇은 것은 둘째치고, 내용자체가 어째 부실한것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읽어내려가면서, 어쩜 이 책의 제목을 뽑아내기까지의 과정중에 그러한 생각도 포함되었을 것 같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나의 작은 파리가 아닐까 싶었다. 지극히 자신만의 관점과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여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장황스럽지 않게 단순하게 표현해냈으니 말이다.

소개글을 봤을때 진정한 파리지엔이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는 파리의 비밀스런 매력이 뭘까도 궁금했고, 파리지엔이라는 말이 왠지 무도에 등장했던 정형돈과 정재형의 듀엣이름과 오버랩되어 웃음이 터졌었다. 그러고보니, 정재형이 소개하는 파리모습에 대해 책이 나와도 대박을 칠것 같은데, 혹시 그쪽으로 생각 없나 모르겠다.

테이블이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이 정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테이크아웃집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테이블이 3개이상은 있는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지만 전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레스토랑에 정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서 주위사람 신경쓰지 않고 서로에게만 집중하며 오후시간을 보낼수 있다면 그게 더 큰 매력이겠구나 싶었다.

또 사진과 그림이 사이사이 끼어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고, 10년후 자신에게 보내는 메일은 올해의 시작점인 지금 바로 도전해볼 필요가 있었다. 미래일기를 썼을경우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최면을 거는 방법과 닮아있었다.

그밖에도 파리에서 브런치의 사계를 제대로 맛볼수 있는 레스토랑 소개는 지금 당장 베낭 한개 들쳐메고 비행기를 타야 할 것 같은 낭만을 불어넣어주었다. 또한 집을 넓게 보이기 위해 벽지를 어디서 선택해야 하고, 자기 기호와 감성에 들어맞는 나만의 가구를 저렴하고 알뜰하게 구입할수 있는 아울렛 매장 같은 경우는 한마디로 그림의 떡이었다. 파리에 가서 매장을 방문하고 그것을 구입한다 한들, 과연 그것을 한국으로 배송하여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관세 및 기타 수반비용을 계산했을때 말이다.

이 책은 정말 소박하게, 오로지 나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파리의 패션부터 시작하여, 먹고 꾸미고 문화의 형태까지 가볍게 엿볼수 있는 그런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