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셰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 보림

John Scieszka "The True story of the 3 little pigs!" - Lane Smith

 

존 셰스카의 유쾌한 패러디동화다.

우린 아기돼지 삼형제와 못된 늑대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어떤 사건을 한가지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큰 진실을 놓칠 수 있는가 깨닫게 될 것이다.

’감추어진 진실’이란 맥락을 두고 볼 때 그림 하나하나가 의미깊다.

또 신문을 볼 때 얼마나 명철하게 신문을 봐야 할 것인가 생각도 했다.

누구의 입장에 섰느냐에 따라서 같은 사건은 다르게 보인다.

그런데, 나는 우선 신문보는 습관 먼저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한 듯^^

 

우리 아이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이 책을 살펴본다.

우선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자신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는 아이.

그 재미를 따라가다 보면 진실을 보게 될 것이다.

 

우선 늑대의 식습관 먼저 살펴보자.

먹음직스런 햄버거를 자세히 살펴보면 토핑으로 토끼, 쥐 등의 고기들이 야채와 함께 놓여 있다.

우린 원래 그런 동물을 먹게끔 만들어진 늑대의 본질을 잊고 있었다.

늑대의 본질을 잊고서는 돼지를 잡아 먹은 사실을 논한다는 것이 이미 불공평한 일이다.

늑대가 말하는 <This is the real story> real 이 강조된 느낌은 나만의 생각일까?

알파멧 E가 늑대 입으로 형상화 된 모습이나 A의 벽돌집, 돼지피부 같은 L 등이 눈에 띈다.

돼지꼬리나 늑대꼬리, 돼지 코 같은 글씨에 숨겨진 이미지들을 찾다보니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아주 오래전에~ 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걸로 보아 사건의 시간이 꽤 흐른 듯 하다.

마지막 페이지에 감옥에 갇힌 늙은 늑대의 모습을 보면 그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늑대의 본질과 식습관 등에 대해 이해하게 된 아이는 그 형량이 너무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할머니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하는 늑대.

반죽 속에 들어간 토끼가 보인다.

빵에 고기를 넣어 만들 정도니 토끼고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액자에 걸린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어디서 본 듯 하다.

빨간모자를 잡아 먹은 늑대가 떠오른다.

잠시 혼동이 오기도 한다. 정말 늑대는 흑심이 없던 것일까?

그런데 하필이면 설탕이 없다. 아주 심한 검기에 걸린 그날 말이다.

이리하여 sneeze+sugar 이란 공식이 성립된다. (늑대의 논리에 따르면 말이다.)

 

  

범죄의 현장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장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The scenes of the crimes> 범죄의 현장.... 우리는 눈을 뜨고 살펴봐야 한다.

늑대의 결백을 증명하는 아주 중요한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또한 늑대의 입장에서 설명되고 느껴진 현장임을 우린 감안해야 한다.

 

☆ 현장 1-지푸라기 집

느닷없는 재채기로 지푸라기 집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곳에 돼지는 완전히 죽은 채로 있고 말이다.

늑대의 말처럼 정말 먹음직스런 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늑대가 보는 시선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돼지의 시선으로 이 장면을 보았다면 아주 끔찍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늑대는 눈 앞에 커다란 치즈버거가 있는데 우린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교묘하게 우릴  자신의 입장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우리 아이의 말은 "더럽게 땅에 떨어진 건 안 먹어. 내것도 아닌데 그걸 왜 먹어."

대쪽 같??는 일엔 실패했지만 많은 아이의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우리 딸은 햄버거를 좋아하지 않는다.

 

 

☆ 현장 2- 나뭇가지 집

첫째 돼지를 먹고 기분이 좋아진 늑대는 사실 뻔뻔하다.

늑대의 식습관이 그러할지라도 잡아 먹은 돼지의 형제 집으로 간 사실은

이야기 속 늑대의 성품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늑대가 초인종을 누를 때 돼지는 턱수염을 깍는 중이었다.

못 들어온다는 주인돼지의 말을 무시한 채 손잡이를 잡는 늑대. 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나온 재채기는 사건을 정당화 시킨다. 두 번째 돼지 역시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

아마도 손에 들려있던 턱수염 깍는 칼에 치명상을 입은 것 같다.

   

☆ 현장 3 - 벽돌집

돼지는 늑대의 입장에서 버릇이 없기는 하지만,

돼지의 입장에서  "꺼져 버려..."라고 말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돼지를 두 마리나 먹은 늑대는 감기가 많이 나은 것 같다고 했는데,

어느 새 아주 불쌍하고 처량한 모습으로 변했고,

돼지는 아주 심술궂고 험상궂게 보인다.

이것은 늑대의 입장에서 보는 돼지들의 세계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사건이 하나가 더 일어난다.

재채기 한 번만 하면 무너져 내리는 집과는 달리 벽돌집은 불가능하다.

"흥! 너희 할머니, 다리나 부러져라!"라고 말한 돼지의 이야기에 화가 난 늑대는

돼지네 문을 부수려고 할 때....

하필 그 장면에서 경찰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도 돼지요, 경찰도 돼지요.

늑대는 억울한 사연을 호소할 곳이 없다.

 

 

 보도의 진실과 거짓

우리는 늑대의 변론을 충분히 들었다.

그런데 늑대의 입장에서 생각한 어떤 사항도 참작이 되지 못했다.

아주 오래 전~이라고 시작한 이야기처럼 늑대는 그 사이 많이 늙어보인다.

 

여기서 우린 누구를 위한 신문인지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The Daily pig "all the News that’s fit for pigs">

당연히 돼지들은 늑대의 본질을 모를리 없다.

늑대는 돼지들에게 늘 제거의 대상이고 공포의 대상이니 <big bad wolf> 일 수 밖에 없다.

늑대가 주장하는 sneeze + sugar 의 공식은 절대 성립할 수 없다.

이야기 책이지만 현장의 돼지의 모습과 기사의 헤드라인을 비교해 볼 때 리터레시도 될 것이다.

  

  

<독후활동>

책을 덮으면 지푸라기집, 나무집, 벽돌집 그림과 함께 <The scence of the crimes>란 글이 보인다.

아이가 좀 더 논리적인 단계라면 기자가 되어 기사를 다시 써 보고 싶은 욕심이 있으나

그냥 대화로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늑대와 돼지 상황극을 펼져 보았다.

 

우리집 범죄의 현장

 

 

 

 

☆ 늑대와 돼지 상황극

늑대와 돼지 만들기 중.

역할 선택은 아이들에게 맡겼는데 정말 어울리는 캐릭터대로 선택을 해서 웃었다.

은지-돼지 / 은수-늑대

 

 

 

☆ 지푸라기집

신문을 펼치고 그 위에 신문을 찢어 지붕을 얹었다.

돼지 은지가 집에 앉아 있으니 늑대 은수가 나타나 제법 무섭게 돼지 은지를 협박한다.

은수는 재채기도 하고, ’어우’ 소리도 내고 가끔 ’어흥’이라고도 말하는 정체성 잃은 귀여운 늑대로 변했다.

어찌나 역할에 충실한지 부채까지 들고와 바람에 훨훨 날려버린다.

돼지 누나가 이미 도망을 갔는데도 초가집 부채질에 정신이 없다.

뒤늦게 돼지를 쫓아가는데 빙빙 돌다 보니 누가누구를 쫓는지 모르겠다. ^^

소리소리 지르며 두 녀석이 정신없이 뛰어 다닌다.

헉헉 숨을 돌리며 나뭇가지 집을 짓기로 했다.

 

 

 
☆ 나무집(이쑤시개, 빨대)  

나무.... 음 나뭇가지를 주워올까 했으나 추위가 날 가로막고...

대신 나무의 성질을 그대로 지닌 이쑤시개와 빨대로 인테리어 들어갔다.

후후 부니 잘도 무너지네.

은수는 아직도 신문 부수는 중이라 사진에 없다.

 

 

 

☆ 벽돌집 1

은지가 차곡차곡 벽을 쌓았다.

은수는 신이 났다.

공식적으로 누나가 지은 집을 부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처음엔 책 처럼 후후 불기를 시도했으나 잘 무너지지 않으니

점점 늑대처럼 변한다. ^^

뿅뿅이 망치로 벽을 부순다.

누나는 ’으악’ 소리지르며 얼른 도망가고

은수는 신나게 뿅뿅 망치로 벽을 무너뜨리더니 아예 드러누워 온몸으로 차낸다.

그러다 누나를 잡으러 뛰어가는데...

보이는 어흥이 머리띠. 갑자기 머리에 쓰고 호랑이로 변한다. 

 

 

벽돌집 2

이번엔 아빠가 합세했다.

매일 베란다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집을 지어주겠다고 생각만 하던 아빠가 드디어 움직였다.

해가 들 때면 따뜻해서 겨울에도 얇은 잠바 입고 나가 놀 만하다.

그래도 추울까봐 단열재 사다가 집을 만들겠다는 아빠.

좋으실대로~

돼지 세 마리 ^^ 신났다.

움막같은 집이 완성되고, 굴뚝도 세우고, 창문도 만들었다.

아이들은 오늘도 베란다에 둔 집에 늑대가 쳐들오 오지 못하게 벽돌로 문을 만들어 세우고 있다.

여전히 늑대같은 악당역을 자처하는 아들.

나오다 벽돌이 무너지자 누나피해 도망간다.

이럴 때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