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자신들의 삶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아이 갖기를 미루기도 하고, 때론 아이를 키울 능력이 안 된다고 시기를 미루기도 하고, 아예 거부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속 사정은 잘 모르겠어요. 정말 아이가 싫은 건지, 아님 아이가 생기지 않는 건지. 물론 정말 아이를 원하는데 축복받을 생명이 태어나지 못하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렇다고 입양을 하기에도 우리정서에 쉬운 일은 아니니.... 사실 아이를 키워 보기 전에는 아이를 입양하여 우리나라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아이 키우는 일이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된 일이란 걸 알고서는 입양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졌어요.

 내 아이에게도 화를 내는데, 때론 미운데 과연 내가 남의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만약 그 아이가 큰 병에 걸려서 장애라도 갖게 되면 내가 과연 그 아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내 아이와 차별하지 않을 자신 있을까? 그 아이가 상처 받는 건 아닐까?

만약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말썽을 피우면? 나쁜 길로 가기라도 하면... 나는 어떻게 할까?

 

  그러다 깨달았죠. 아! 난 자격이 없구나. 그 아이를 품을 가슴이 안 되는구나. 이미 난 그 아이를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엄마가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만약 엄마자격시험이 있다면 나는 낙제를 면하지 못했을거에요. 남들은 잘하고 있다고 최고의 엄마라고 칭찬해주지만 저도 사람인데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나요. 우리 아이는 날 사랑하죠. 그 사랑때문에 제게 많은 점수를 주긴 하지만 가끔 내가 화내고 혼낼 때 아이가 섭섭해하는 표정을 봐요. 그때마다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 미안해져요. 분명 아이는 날 위해 한 행동인 것 같은데 아이의 마음을 읽기 전에 행동의 결과만 보고 먼저 화를 낼 때가 있거든요.

그러나 내 아이에게도 100%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다면 입양한 아이에게도 희망이 있는거죠. 물론 지금은 여러가지 상황상 힘들지만 입양은 정말 권할일이고(물론 저에겐 권할 자격이 없겠지요.) 좋은 일이고 생명을 기르는 아주 대단한 일이구나 생각해요.

 

  아기들을 좋아해 이웃의 아기를 봐주지만 정작 닭에게는 아이가 없어요. 아이를 갖고 싶은데 생기지 않을 때 좌절하는 부모들을 많이 봐요. 그러던 어느 날 발견한 알 하나. 주인을 찾지 못한 빨간 암탉은 결국 자신이 알을 품죠. 친구들이 찾아와 다른 새의 아기일지라도 사랑할거냐고 묻죠. 종류가 다르다는 건 동물사회에서 어쩜 장애보다 더 큰 시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빨간 암탉은 아이를 사랑할거란 확신을 갖게 되죠.

"엄마가 되어 줄 수 있나요? 저를 사랑해 줄 수 있나요?" 하고 묻는 병아리에게 빨간 암탉은 언제까지나 사랑할거라며 병아리를 꼭 안아줘요.

  엄마의 사랑은 늘 변함이 없는데 가끔 제 사랑을 무기로 아이들을 위협해요. 화가 났을 뿐인데 그 일로 인해 더이상 사랑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말한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두려워 하잖아요. 날 사랑하느냐고 끊임없이 묻는 딸에게 저도 언제나 말해요.

  "너가 잘못했다고 해서 또 내가 엄마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냐. 지금은 사랑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아냐. 엄마 사랑은 늘 변함없어. 단지 네가 좀 더 좋은 행동과 생각으로 다른사람에게도 사랑받기 원해서 그래."

 

 

<독후활동>

1. 20일 동안 알을 품으라면 무리인 것 같고, 책을 읽는 동안 아이들에게 품을 알을 나누어 주었어요.

2. 부엌놀이에 쓰이는 계란인데 두 조각으로 분리가 됩니다. 그 속에 애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넣어두었어요.

3.  푹신한 지푸라기 대신 색종이를 찢어 그릇에 넣어 푹신하게 만들어주고요.

4. 그곳에 알을 두고 품게 했어요.

5. 알이 깨어날 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기쁜 마음에 책상을 두드려요. 제 생각같아선 조용하게 탄생을 기다리라고 하고 싶지만 좋아서라는데 구지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6. 기다리는 동안 장난감 계란 주변에 박스테이프를 붙히고 부활절처럼 이쁜 그림을 그려주었어요.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아이를 기다리는 행복한 마음을 표현하라고 했더니 딸이 큰 하트부터 작은 하트까지 여러개를 포개 그렸어요.

"엄마는 널 기다리는 동안 무척 행복했어."

"정말 엄마는 날 기다리면서 행복했어?"

"그럼, 은지를 기다리면서 너가 신을 신발도 만들고 책도 읽고 음악도 들었어. 함께여서 정말 좋았는 걸~"

아이를 기다리며 행복했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어요.

"엄마도 언제까지나 나를 사랑해?"

"그럼.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나 너를 믿어."

7. 그리고 직접 계란을 삶아 꾸미기도 하고 먹기도 했어요.

8. 입양에 관한 이야기는 깊게 다루지는 않았어요. 주로 엄마에 대한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삼았죠. 그냥 간단하게 이렇게 말했어요.

"세상에는 아이를 버리는 사람도 있어. 그 아이가 싫어서는 아닐꺼야. 미워서도 아니고 정말 미안해하면서 키울 수 없어서 다른 곳에 맡겼을꺼야. 때로는 그렇게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가 자기 아이처럼 잘 키워주는 좋은 사람도 있어. 그럼 그 아이도 행복해지겠지. 때론 엄마 아빠가 없이 엄마나 아빠만 있는 아이도 있어. 누구나 다 사정이 있겠지. 그런데 우리는 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서 감사해. 너는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다른 사람에게도 베풀어 줄거지?"

우리 딸 대답은 단호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생명을 버려서는 안돼."

아이에게는 대의 보다도 엄마와의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 엄마는 절대로 너희들과 헤어지지는 않아. 걱정하지마."

 

 

 

 

 

 

 

부활절마다 아이들과 계란꾸미기를 해요. 예수님의 부활의 의미도 새기고 또 이웃에게 나눠주는 마음도 주고 싶어서에요. 먹을 걸 주면서 이웃에게 다가갈 때 서먹한 이웃도 거절못하거든요. 그래서 계란 꾸미기가 생각이 나서 올렸어요. "사랑" "입양" 나눔과 실천에서부터 시작되겠지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계란 한 두개 주고 얻어 먹는 것이 더 많아요. 베푸는 것이 남는 것이다란 생각이 듭니다. 은지 4-5살에는 둘째가 생일이 4월인 관계로 출산과 돌잔치로 준비하지 못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