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정 글, 정세연 그림 <호랑이도 풀을 먹을까 : 동물 먹이 사슬> - 여원미디어

 지루한 과학은 가라

  난 과학에 별 다른 흥미가 없었습니다. 과학 이름만 들어도 재미없고 지루했어요. 그 중에 좀 재미있던 건 화학이었고요. 여러가지 원소가 이루어내는 기호들이 재미있었지요. 그러나 지금 기억나는 건 없고요.

  그런데 아이들 과학책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과학의 날마다 권장해주는 과학도서들이 너무 무섭고 끔찍했던 기억때문인 것 같습니다. 바다의 신비보다는 공포를 먼저 받아들였고, 우주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우주전쟁의 공포 먼저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물이 무섭고,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 갈 마음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어렸을 적에 이 책을 보고 자랐다면 지금쯤 과학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책을 읽으며 과학의 희망을 봅니다. <호랑이도 풀을 먹을까?> 제목부터 벌써 호기심이 팍팍 당기지 않습니까? 이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단계적으로 하나씩 끌어올리면서 목적에 도달하는 신통방통한 재주가 있습니다. 과학동화는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책이 대다수입니다. 이처럼 많은 과학분야의 책들이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야기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과학적인 지식과 상식보다는 동화적인 감상과 서정적으로 치우치기 쉽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해 수박 겉핥기 식 이야기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지식과 재미 두 가지를 다 갖춘 책입니다.

 

책 속으로

  호랑이 한 마리가 가만히 기다립니다. 풀을 먹는 메뚜기가 지나가도, 개구리가 팔딱 거려도, 황새가  앞을 날아다녀도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호랑이가 먹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풀은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는 개구리가 먹고, 개구리는 황새가 먹고, 황새는 여우가 먹고, 여우는 호랑이가 먹고..... 바로 호랑이의 먹이로는 여우가 적당했던 거지요. 여우의 몸 속에는 호랑이의 커다란 몸집을 지탱해 줄 영양분이 가득 들어 있거든요.

  

  이쯤해서 아이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럼, 호랑이는 누가 잡아 먹을까?"

"미생물"

"그래. 잘 알고 있구나. 그럼 호랑이는 풀을 먹을까?"

"아니, 호랑이는 여우를 먹는다니깐."

"정말 그럴까?"

 

  호랑이가 죽으면 작은 벌레와 미생물들이 먹고 그 찌꺼기가 땅을 기름지게 만들지요. 죽은 호랑이가 사라진 그 땅에 다시 피어나는 새싹들을 보며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습니다. 

  친절하게도 이야기가 끝나자 아이의 호기심을 다시 한번 잡아당기는 ’먹이 사슬’ 그림이 등장합니다. 생물들의 먹고 먹히는 관계가 복잡한 그물 같습니다. 먹이피라미드로 다시 한번 정리를 합니다.

 

"어때? 호랑이는 결국 풀을 먹었을까?"

 

  배를 채운 호랑이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본 아이가 하는 말이

"호랑이는 해도 먹는다. 진짜로 먹었다는 건 아니고 그런거와 같다는 거야"

"우와! 정말 엄마는 해는 못 봤다. 그렇지. 그런것과 마찬가지다. 풀이 해와 바람, 비를 먹고 자라니깐. 결국 호랑이가 제일 세서 아무도 못 잡아 먹을 것 같지만 호랑이가 많아지면 여우가 줄어들고, 여우가 줄어들면 호랑이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고..... 또 호랑이가 죽으면 결국 작은 미생물에게 먹혀서 땅을 기름지게 만들고, 풀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지."

 

  어른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답하는 아이를 보면 참 놀랍습니다.

  호랑이가 풀만 먹나요? 해도 먹습니다.^^

 

  먹이사슬에 관해서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이야기하면권이나 될까요?

  독후활동

1. 책에 나온 동.식물의 먹이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어 보았습니다.

아이가 말하던 해님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2. 먹이 사슬 속에 있는 생물들을 그림으로 그려 피라미드를 만들었어요.

  호랑이가 없어지면 여우가 많아지고, 여우가 많아지면 황새가 없어지고, 황새가 없어지면 개구리가 많아지고, 개구리가 많아지면 메뚜기가 없어지고, 메뚜기가 많아지면 풀이 없어지고......

  풀이 많아지면 메뚜기가 많아지고, 메뚜기가 많아지면 개구리가 많아지고, 개구리가 많아지면 황새가 많아지고, 황새가 많아지면 여우가 많아지고, 여우가 많아지면 호랑이가 많아지고.....

  또 다?이사슬이 서로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