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는 상당히 끌리지 않았다. 내가 싫어하는 개구리인데다가, 색깔까지 너무 눈에 띄어서 더 징그러워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기를 잘 했다. 저렇게 화려한 색을 한 동식물 중에는 독성을 지닌 것이 많은데, 과연 그 독성은 어떻게 생성되었고, 작용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제일 좋았던 점은 독에 대해 나의 이해 폭을 넓히게 된 점이다. 그 전에는 독이라고 하면 뱀의 독, 복어의 독 등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그런 독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독이 꼭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만이 아니라 마비나 가려움을 일으키는 그런 성분들까지 다 포괄할 수 있고, 식물독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동물들의 공생과 견제 관계에 대해 독을 중심으로 해석한 것도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코알라는 전혀 독과 관련된 책에서 다뤄질 동물이라고 예상도 못했는데, 식물독과 관련하여 멋진 해독 체계를 갖추고 적응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그 밖의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개구리, 해파리 등도 신기했다. 이런 낯선 동식물에는 선명한 사진이 있어서 이해에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모두들 징그러워서 자세히는 보지 않았다;;;

 

그리고 책이 매우 깔끔한 구성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읽는 내내 들었다. 서론 부분에서 전체 내용에서 다룰 동식물에 대해 순서대로 간략히 소개하고, 본론에서 각 동식물에 대해 자세히 독을 중점으로 설명하고, 결론에서 정리하는 구성을 지키고 있어서 읽기에 편했다. 자연과학 서적이지만 부담없이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나같이 평소에 이런 분야의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워서 읽으면서 지적 즐거움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무슨 동식물에 무슨 독이 있고, 어떤 효과가 있고 등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정보이기도 하지만, 그냥 검색하기 전에 한 번 정도 내 머리에 들어있어서 바로 알 수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 만족감이 들었다. 물론 해파리에 쏘였을 때 이 책 내용이 기억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인터넷에 그 자리에서 검색하겠지만 그래도 읽으며 재미있었고, 공부하는 느낌도 있었고, 읽고도 지적으로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