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런 버핏 다음으로 선택한 책은 숫자놀이 시리즈 최신어록인 '회사가 직장동료를 당신의 적으로 만드는 비밀 44가지'다.

이 책을 구입함으로써 우리집 책장엔 '세상을 바꾼 32개의 통찰', '세계 500대 브랜드 사전',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 '실전면접에 강한 면접질문 199제',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의 비밀' 등으로 출판사들의 단골메뉴인 도서목록으로 출판사들의 재빠른 시장 대응력에 혹한 '프로젝트격 도서'들이 여러곳에 나눠져 산적해 있다.

44가지 책을 가볍게 쭉 훑어보면 우선 '다른 시리즈물과 별반 다를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갖가지 숫자놀이 시리즈에 한숨 쉰 독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허나 책을 10분만 차근차근 들여다보면 예상밖의 성과를 거둬들이게 될 것이다.

'도박판에서 밑장을 까는 순간 판은 깨진다. 판을 깨기 위함이라면 밑장을 거뜬히~' 와 같이 비유적인 표현을 반복함으로써 처세서의 지루함을 달랬고, '시가렛 타임' 등의 색다른 단어를 만들어 재미를 이끈다. 게다가 'mind tip'이란 별첨을 달아 속독하는 분들의 이해를 도왔다. 

'Y사의 S양' 등으로 정확하게 어떤 회사의 누구인지 밝히고 있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각각의 경우에 관한 인터뷰 내용을 함께 수록해 보는 맛을 더했다. 최소한' 내 주변에 이런 일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능케 한다.

다만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인터뷰 대상자를 차라리 '이동통신사 S사 광고부서 김양' 등으로 좀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했다면 좋았을 법 했다.

이런 지침서들은 실제 생활에 적용이 가능하므로 직장인들에게 적잖이 호응을 얻을 수 있겠으나 책의 내용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경우가 다반사이며 때론 무리수를 동반할 때가 많다는 판단이다.

이 책은 절반쯤에서 더 이상 진행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에 책장속으로 퇴장 했다. 내가 처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회사 분위기를 훔쳐보는 듯 했기 때문.

대상 타켓이 200명 상당의 중견업체(SMB)및 대기업체를 다니는 직장인에 한하며, 문제는 복잡한 반면 집필자의 대답은 예상외로 간단해 공감도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