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가 4부로 되어 있다는 건 아마 대학시절에 알게 되었지 싶다.
소인국과 거인국만 있는 줄 알았던 나에게 하늘의 섬과 말의 나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게 동화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었다. 아마 이 책이 출판될 시점에 여러 신문의 서평에서 읽게 되었던 듯 하다. 책의 출간일이 92년 인걸 보니 대충 그때의 일인듯 싶다.
천공의 섬 라퓨타가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점. 참 무식했구나 싶다.

소인국 이야기는 최근 영화로도 나왔고, 워낙 유명하다보니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테고, 나 또한 거의 다 아는 내용이었기에 별다른 점은 없었는데, 이것이 왜 정치 소설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했다.

거인국 이야기에서 비로소 영국정치 체제와의 비교가 본격화 되기 시작하는데,
말의 나라인 휴이넘 이야기에서는 거의가 영국정치에 대한 비난으로 점철되어진다.
결국 걸리버는 말들의 나라를 이상향으로 삼게 되고 영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 그리움으로 여생을 살게 된다.
정치 뿐만이 아니라 종교의 부패, 귀족의 생활방식 등, 비판할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비판하고 있는 이 책은 과연 그 시대의 불온서적으로 치부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 하다.

유토피아에 대한 18세기 영국의 새로운 해석서라고 불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