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폭탄처럼 쏟아지는 업무에  파묻혀 있느라 곁눈질만 줄곧 해대던  한비야 에세이를 드뎌 오늘에야 마감했다.

늘 책을 주문할 때는 설레는 마음으로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책이 도착하고는  언제 저 책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을까

'짬'을 기다리곤 하지만, 이번처럼 한비야 책을  지척에 두고도 만나러 갈 수 없는 애인처럼 그렇게 마음 졸이며

곁눈질만 하기를 약 이주가 되어서야 드디어 오늘 마감을 했다.

 

보통은 하루 일이 끝나고 집에와서는 밀린 집안일을 대충 해놓고 아이를 재우고나서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인 일명 '나의시간'이 시작된다.

보통은 밤 12시에서 12시 30분에 시작되는데,  요즘은 집에와서도 업무를 보느라 도통 '나의시간'이 없었다.

 

'나의시간'에는  보통 읽고 싶었던 책, 미뤄뒀던 책을 읽기 일쑤이고, 그마져도 아쉬우면 운전하는 틈틈이 신호대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느라

뒷차들의  화난 클락션 울음소리도 많이 들어댔었다.

 

게다가 특히 이 책은   '다시, 새로운 문 앞에선 당신과 나에게' 라는  결정적인 문구(?)로 선뜻 이 책을  좋아하는 언니에게  선물해준 터라

솔직히  빨리 읽고 싶다는 심적인 부담감도 작용했다...

 

어쨌건  한국인이 닮고 싶은 여성리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리더에 수년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한비야'....

그의  에세이 라는 이유만으로 이 책이 관심을 끌 이유는 충분히 있다.

아니  오히려  박근혜, 한명숙이 아니라  한비야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이 나는 이래저래  유쾌하다.

 

특히 요즘같이  초등학생 때 부터 일제고사니 뭐니 경쟁만을 성공만을  삶의 유일한 목표인양 떠들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한비야의 삶,  혹은  그녀가 갖고 있는 파급력, 영향력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남들 다 부러워하는 사회적인 성공을 눈앞에 두고 무작정 오지여행을 떠났던 한비야.

그 여행속에서 스스로의 존재의 이유, 삶의 목적을 찾고 세계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한비야.

 

그 월드비전에서 구호팀장으로 10여년을 일해오면서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일, 때로는  미개한 나라,  낙후된 나라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로 치부하며 외면하며 살아갈 법한 일들을

한비야는 긴급구호팀장으로서 자신의 지위와 자신의 역할을 '가장 가슴 뛰는 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리고  가장 주목받고 있고, 또 가장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을 때,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그 일을 보다 더 잘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결심하고 선택하며, 그 길을 가고 있는 한비야가 우리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바로 이 책 '그건, 사랑이었네' 다.

 

늘 죽음을 염두해두며,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사람들을 향해 달려가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그속에서 가장 행복해하며,  자신의 성장도, 자신의 행복도  그들과 함께 하는 삶속에서 찾아가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를 오지로,  사선으로  발걸음도 당당하게 내딛을 수 있게 하는 힘, 

 바로 그건 사랑이었네 ...

 

이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를, 성공의 의미를,  또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무엇보다  나의 삶의 의미,  존재의 이유를 찾게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거라고 믿어본다....

한비야, 그건사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