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부터 내가 일하는 여성단체의 총회준비로 몇달간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며

집에와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업무와 씨름을 했다.

 

그 와중에도  책에 대한 집착(?)은 사그라들지 않고, 괜히 이책 저책을 뒤적거리기만 하고

결국은  약 두달동안을 책다운 책을 읽지 못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유일하게 즐거움을 안겨다주는 취미생활이 없어지고 팍팍한 삶을 살다가

겨우 총회를 끝내고서도 몇달간 책을 멀리한 탓인지, 다시금 책에 마음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럴때 바로 내 시선을 잡아끈 것이 있으니 바로 그린비 출판사의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

 

그린비출판사에서 나오는 일명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를 작년 이맘때 만나고 나서

그때부터 정신없이 그린비의 책을 사다 읽곤 했는데,

사랑과 연애의 달인 호모에로스부터 시작해서,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까지는 정말 재미에 빠져 정신없이 읽어내려갔으나

정작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도 책읽기의 달인은 영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그러던중 다시 책읽기에 도전아닌 도전을 하면서 바로 이책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아뿔사,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더니, 앞의 제목만 보고 무작정 주문을 누르고 나서 책이 도착했는데...

이게 왠걸... 뒤에 2.0 이 붙어있는거다.

 

어 이럴리가 없는데....

서문을 읽어내려갔더니,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의 결실로, 이번엔 진짜 책읽기의 달인들이 모여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저자와 독자와 출판사가 함께 글을 쓰고 만든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2.0이 새로이 출간되었단다...

 

그래도 원 책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또 다른 달인들을 만났으니...

동지를 얻은것과 다름없었다.

 

물론 책을 읽는 내내, 아 진즉에 알았더라면 나도 이 책읽기의 달인에 한번 도전해 보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못내 사그라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각처에서 책과 고군분투하고 있는 달인들을 만나게 된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리라...

 

어려서부터 우리집이 '서점'을 운영하는게 나의 꿈아닌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험하디 험한(?) 운동이란걸 하면서

아주 가끔은  (몇달 전처럼 책이라곤 구경도 못하고 지내는 시절 같은 때)

'아,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딱 한달, 아니 일주일동안 빈둥거리며 책만 읽고 살 수 있다면

감옥이라도 가고 싶다'는 호사아닌 호사를 늘어놓으면서 그렇게 나는 늘 책과 함께 살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산다.

 

물론 그 안에는 욕심아닌 욕심도 작용을 하고, 또 비록 책 내용을 온전히 소화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책을 읽는 그 순간에는 모든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또 1센티미터는 성장의 물을 주고 있는 나의 가상한 노력에

후한 점수를 주기도 한다.

 

아무튼 맹목적인 읽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그것들을 함께 하는 이들과, 또 더 많은 이들과 하나씩 나누기 위해

이제는 이렇게 자판으로라도 긁적 거리고 있는 것 만큼, 나도 언젠가는 진정한 읽고 쓰기의 달인이 되어 있을 날을

또 꿈꿔보곤 한다...

 

진정한 책읽기의 달인이 되어 있는 날을 기다리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