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도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말이 있다. 정성들여 만든 음식도 어떤 접시에, 혹은 어떤 포장을 거치느냐에 따라 그 음식에 대한 첫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보기만 해도 사랑에 빠져 버릴 것 만 같은 책 한권을 만났다. 바로 ‘맛있는 선물요리’이다.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케이블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sex and the city'라는 미드가 떠올려진다. 뉴욕에 사는 네명의 여자 친구들의 이야기인데, 그중 미란다라는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어, 다른 친구 세명은 미란다의 결혼선물을 사기위해 고심한다. 고지식한 샬롯은 주부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예쁜 접시를 사기를 원하지만, 냉소적인 미란다는 그런 선물을 바라지 않을 거라는 친구들의 말에 발끈하여 이렇게 말한다 ’그럼 개똥이 묻은 누런 종이에 이런 접시를 포장해 주면 좋겠어?‘라고 말이다. 사실 또렷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저렇게 말하던 샬롯을 보며, 선물을 받는 사람이 그것이 원하는 선물일지라도 그 선물의 첫 느낌이 될 포장이 중요 하다?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요리도 포장이 된다? 그저 수제 쿠키나, 과자, 케이크정만 포장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음식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아주 예쁘고 멋지게 포장하여 고마운 사람에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 고마운 분, 웃어른, 아이들, 지인, 초대 받은 날 선물 할 수 있는 갖가지 요리법과 그에 맞는 포장법이 실려 있다. 음식들이 온통 이쁘고 멋스러워 다 따라해 보고 싶어질 정도로 인상 깊다.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도 실려 있는데 일반 계량수치가 아닌 컵, 큰 술, 작은 술 단위로 되어 있어 저울 없는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포장하는 요령과 포장지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태그달기, 포장 겉면에 자연에서 얻은 나뭇잎이나 열매 꽃등을 장식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요새는 먹거리 불안으로 인해, 아이 간식으로 쿠키를 만들어 주는데 책에 실려 있는 레시피 들을 보면서 나중에 내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게 되어, 생일을 맞이 했을때 아이와 같은 반 친구들에게 내가 직접 구운 수제쿠키를 예쁘게 포장하여 선물하고 싶어 진다.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요리선물을 한 가지 라도 내가 받아 본다면,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라는 걸 절실히 느끼는 나에게 조그만 위로가 될 듯싶다. 이 책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 선물하고 나에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예쁘게 포장 하여 선물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이기적인가? 하하

요새는 오감 즐겁게 하는 컨텐츠가 대세다. 어렵고 가난하던 시절엔 그저 배부르고 등 따신 게 최고였지만 요새는 음식 하나를 먹더라도 오감을 만족시키려 노력한다. 세대의 흐름에 따라 눈을 즐겁게 눈보신 시키는 것들에 열광하고 나 자신의 만족을 쫒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변해 가는 것 같다. 그런 세대에 발맞추듯 맛있는 요리선물은 이 모든 것을 만족 시켜주는 요리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