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고양이 손님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두 가지 점에서 쉽게 놓지 못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첫째 이유는 고양이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요즘 고양이 참 이쁘고 좋아져서 쉽게 꽂지 못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두번째 이유는 번역자가 김난주였기 때문이다.  원래 글도 따스했지만 번역가 김난주는 더 따스하게 느껴진다.

  책도 읽기 쉽게 얇고 좋다. 한 밤중에 잠을 자는 남매는 고양이 손님을 맞게 된다. 고양이는 부스럭 거리면서 짐을 풀더니 사과를 한다. 음식을 먹겠다는 것이다. 그 음식은 그 지역에서 유명한 제과점의 것이었다. ㅎㅎㅎ 한밤중에 음식을 나눠 먹고 남매는 고양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본래 자기는 이런 고양이였다라는 이야기를 푹 빠져서 들었는데 뒷날 보니까 소풍 가려고 사 놓은 과자가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웃고 만다. 요즘 잘못된 감정 표현을 하는 사람이 많다. 뭔가 안 풀리고 힘이 들면 화를 내고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화를 내고 속상하고 억울하면 화를 낸다. 그런 소모적인 감정이 흘러넘치는 내 마음 속에 고양이가 과자를 훔쳐 가도 하하하 웃고 마는 아이들이 더 어른스럽고 이쁘게 느껴졌다.

  고양이는 자기가 얻어 온 당고를 아이들과 나눠 먹고 또 아이들의 과자를 자기 새끼들에게 얻어다 줬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참 공평하게도 느껴진다.

  요즘 서울 강동구에서는 길고양이 급식소라는 것을 차렸다고 한다.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모는 것은 어찌 보면 고양이들에게 가혹하다는 것이다. 서로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자치센터 앞에 길고양이들이 먹고 가라는 사료를 놓아둔다는 것이다.

  서로 같이 나눠 먹고 살자는 상생의 의미가 글 속에 따스하고 재미나게 녹아있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앞의 표지에는 보자기를 들쳐 맨 고양이가 나오지만 글을 다 읽다보면 엄청 귀여운 장면이 또 펼쳐진다. 순수하고 약간 투박하지만 귀여운 그림체도 딱 좋다.

  이런 귀엽고 말 잘하고 예의를 차리는 손님이라면 매일 와도 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