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음악 시간 이후로 정말 오랫만에 음악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현대 음악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리고 음악 뿐 아니라 어떤 주제든 당시 시대상을 빼놓고 이야기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대 배경까지 친절하게 자세히 안내하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방식이 마치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가끔 음악회에 가게 되면, 작가나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서 무척 갈증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음반 2개와 함께 상세하고 친절한 강의와 같은 책이 함께 있어서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통해 작가의 인생, 작품 이야기 등 배경 지식까지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각 음악가가 생전에 말한 명언이라고 할까, 그런 말들까지 사진 옆에 곁들여 있는 것도 큰 읽을 거리였다.

 

밤과 고요함,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이 두가지이다. 브리튼, 1981, p50

 

다섯 살에 작곡을 시작했다는 브리튼. 예술가의 일상을 엿보는 기분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지는구나.

 

그런데 현대음악이라는 것. CD를 들어보니 솔직하게 좀 낯설었다. 귀에 익은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같은 그런 리듬이 아니다. 그런 만큼 책에 나온 음악가들의 이야기 역시 독특한 부분이 많았다. 다양함, 다름을 수용하는 음악. 불협화음 조차 아름다움으로 보는 관점. 왠지 유쾌해진다.

 

책 뒷편에는 '용어집'이 따로 있다. 중간중간 낯선 용어들이 나왔다 싶으면 용어집의 도움을 얻어 명쾌하게 이해해나갈 수 있다. 현대 음악 입문자들에게 정말 친절한 도서이지 싶다. '비교 연표'도 있다. 1881년부터 예술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음악 뿐 아니라 역사, 미술, 건축, 문학까지.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이 연표가 무척 마음에 든다. '작곡가 리스트', '작곡가 출생지 지도', '찾아보기'까지 있다. 주말이나 여가시간에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