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된 '그 남자 작곡 그 여자 작사' . 이번 회의 주인공인 또래의 친구 같기도 하고 연인 같기도 한 두 사람의 풋풋한 모습이 예쁘고 예뻤다. 은은한 커피향과 함께 화면 속 그와 그녀만큼의 나이였던 그때의 나 혹은 우리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랐다. 큰 창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던 도서관에서 마시던 커피, 달콤한 향이 배어 있던 공간에서 수다를 떨며 마시던 핫초코, 카페의 한산한 2층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마시던 녹차라떼... 그 공간에 함께 했던 사람은 먼 기억이 되었지만 마시던 것들의 맛과 향은 아직도 생생하다.

풋풋함과 따뜻함 그리고 아련함은 혼자서 그때의 맛과 향을 쫓게 만들었다.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그곳에서의 햇살과 향과 맛으로 일주일간의 피로와 한 때의 우울 그리고 슬픔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았다. 그곳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을까?

하지만 마음과는 생각과는 달리 잡무 때문에 책상에 묶여 있다. 몇 잔의 자판기 커피와 함께. 잠시 짬을 내 이 책을 봤다. 잠깐이지만 달콤한 상상도 할 수 있었고 따뜻한 위로도 받았다.

사진을 보고 또 봤다. 글은 띄엄띄엄 읽었다. 창업노하우는 읽지 않았다. 인런저런 종류의 카페가 소개되고 있지만 북카페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음악과 그림과 커피 혹은 와인.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만 해도 아늑함이 느껴진다.

커피가 부담되는 날에는 애플티와 홍차가 있는 곳도 좋을 것 같아 메모도 해 본다.

다음 주 주말에는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빈티지 가구를 구경할 수 있는 카페부터 들러보아야겠다.